셰르파(Sher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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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rpa. (@floatinid, @aintnoparkin)

*
랩 시작했을 때부터 바라고 바라던 인정
난 기숙사 방에서 완성한 가사로 바라고 바라던 인정받
지는 못했어도 친구 놈 부추김에 두 번째 벌스
적고는 마이크 없는 동아리 방 끝 자리 모니터 켜

원했어 더 박수는 어색하니 됐구 칭찬 몇 마디
아니면 이따 술잔 더 받길 잘난 건 없어도 곡은 완성하길
아니면 여까지 왔으니 더 하길 응원이 몇 마디 들리길 정말 지
금 나는 잘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밤마다 노트를 채웠지

근데 달라지진 않아
내가 뭘하든 얼마를 원하든 인정을
팔아주질 않아
그래 받아주질 않잖아 작아지지 않았던

목소린 소음이 돼 누군가 듣기엔
도움 안될 조언도 소음인데 열받네
정반대 사례 말고 내가 랩한 걸
들은 소감은 말 안 해줘 근데 넌 말해

분명 다 잘 된대 꽤 달콤했지 그 한마디
새벽녘 취해서 듣던 말인데 기분은 좋아져 술 탓 아니고
원래 우리는 많이 마시지도 않았잖아
처음 받아본 인정에 행복했어 난 그 날 많이

**
이제 나를 인정해 줘
이거 말곤 할 줄 몰라 빨리 나를 인정해 줘

***
급할 거 없다던 말에는 뼈가 있네
재능 능력 소질 같은 단어 뒤에
숨어서 못한다 뻐팅기기엔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미룬 입대가

식은 지 꽤 다 된 듯해 보이는
열정에 강제로 붓는 기름이 되어
지어낸 이름이 되어 지어낸 가사를 뱉어
매번 개념 있는 사람의 필수 조건을 흉내

싫은 티 안내면 들러리 내지는 술래
쌍심지 켜 놓은 눈엔 웃음기 담고 몇 줄에
남의 가사 칭찬하고 귀가
내 건 언제 들어주냔 말이 턱밑까지 올라왔다가 삼킨 다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피드백이
귀에 들어온 게 도움 되는 조언인지 위로인질 계산했지
받고 싶던 인정은 비교급 아닌 원급인데
낮밤 말 옮길까 두려워하며 새와 쥐 피해

누구보다 낫단 말에 웃고 말어 남
깎아 날 올리기는 싫어 날
깎아 남 올리기는 쉬워 난
멀리건 안

바꾸면서 다 꾸몄어 작가로서
가질 자셀 만들었고 잠들었던
나를 먼저 깨우고서 다시 열등감을
다 뜯었어

인정

셰르파(Sherpa) -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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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말을 잘 안 해 모자란 아침 잠 대신
얻은 건 있지만 절대 지금 말 안 해
자란 건 머리 밖에 없대 나를 잘 아네
너도 나를 알아봤네 그럼 믿어줘 함께

지난 일 년 반을 돌이켜 보면
결국 머릿결 외엔 들은 피드백이
없어 이젠 못 이겨 내가 나의 상대
너도 나를 알아봤네 좀 더 믿어줘 함께
이런 말은 잘 안 해

아니 못하는 게 맞지 양심이란 놈이 아직
이런 나란 놈에게도 슬쩍 붙어있어 마지막
까지 갖고 가고 싶어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
내가 솔직하다 말할 수밖에 없게

정직 혹은 솔직함에 끌려 덩칠 키우고 팠어
행동의 동길 알아주는 사람들에겐 말하고 팠어
도레미파솔 두드려봐서 아는 놈 말고
나만의 감성 내지는 감정 제대로 전할 수 있는 단어를

Honest

셰르파(Sherpa) - Hon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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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마다 발길은 거칠어 그게 싫지 만은 않어
이제 날씨는 벌써 수시로 바뀌다가 더워
여태 뭘 했나 물으면 할 말은 없지 난
그냥 박자 밀고 여유롭게 걷지 밤에

다들 앞다투고 젊은 날을 흘려 곁을
떠나간 다음에 찾아 별을 그땐 빛을 잃고 어두운
밤하늘을 탓하지 마땅치 않은 듯이
답답한 건 굳이 상대하지 말고 밀어두길

그러니 밤하늘은 아직은 빛이 보여야 돼
모두 힘들다던 이십 대를 꾸며 나가야 해
눈 아픈 네온싸인 말고 먼지 가득히 쌓인
상자 안의 젊은 날을 뚫고 바라봐야 돼

남다른 빛깔도 날 닮은 시간 속에
속돌 맞춰가니 난간 위에 불빛보다
느리게 흐르는 vibe, slow life 보다
한 칸 더 더 미뤄 달빛보다 늦게 laidback된 life

Fresh As Fuck

셰르파(Sherpa) - Fresh As F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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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없는 도시에 깡마른 낙타
등 위에 자란 혹이 꽤 사막을 간단
실감을 줘 여긴 불빛들의 섬 어귀
혹은 별빛들의 무덤이지 달을 무너뜨린 구덩이 위에

지어진 전망대를 올라
여기선 들리지도 않아 저 구멍 속의 고함
다 보란 듯 제 고난과 역경을 토하고
만족한 양 입을 닦지 손가

락 건 약속을 남겨 밥 한번 아님 술 한잔
여기선 닿지 않는 고함 치곤 숱한 말들이라
익숙해 다 비슷해 구덩이 속 삶도
빌딩들의 숲과 네온 사막 속의 말로

사실 아직 끝을 본 적 없지만
적어도 발자국이 남는 길에 온 건 역시나
허리를 편 낙타에겐 과분하기에
난 저 구덩이 속 메아리가 닿게 하려하네

Neon

셰르파(Sherpa) - N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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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정글, 단숨에 올라 탔지 이번에도
쓸 말은 내가 보고 들은 데서 나와 매번
내 등정을 위해 배낭 메고 하늘 위에
오로라의 색을 띄네, 인상 깊게 눈에 띄게 

셰르파 이름달고 짠 라인
이게 내 정글도고 가지치게 잘라
날 안다면 믹테 듣고 와서 다시 만나
그 때까진 날 모른 척해 들어보면 알만 해 

짐승들의 소굴 또 정글 속 동굴,
다 거쳐왔고 걸쳐봤지 발을 근데 겁을
먹은 발걸음은 소심해져 갔기에
까맣게 탄 횃불 든 길잡이가 함께해 

알맞게, 간을 맞춰주니 좋군
혼자선 못 지나갈 통로부터 곧은
이 꼴을 믿거든 이걸 듣고 있는 너도
살아남길 바라 Rumble in the jungle

정글 Jungle

셰르파(Sherpa) - 정글 Jun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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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엔 안경 쓴 사장님
멋쩍은 노트에다 신청곡을 나란히
메뉴판은 안봤지만 시키는 건 같애
우린 여기 올 때마다 레드락과 Elijah Blake

Abide, 제목처럼 견디고 또 머물어
말이 많던 마굿간엔 음악 얘길 여물로
또 겁을 먹어 미래에 대한 막연함이 따블로
주사윈 손에 쥐고 던질 엄두 못내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단 말은 여전해
학생 때 축구처럼 나눠 저 편에서
지목되길 원해, ye 계약서 들고
난 제갈량은 아니지만 기다려 줄곧

배부르게 먹은 맥주 두 잔 값은
먼저 분위기에 취한 놈이 계산하는
계산없는 관계에 또 취한 놈이 되어
우린 더 멀리 갈 수 있어 이 그림 위에 레이어

**
밥숟갈의 색깔, 난 그런 건 몰라 백반
육천원에 찌개 먹고 빨간 수저 check out
잘 튀긴 생선 몸을 찢네
그 이년간의 꿈이 기억 속에 짙게

자리잡은 지금, 우린 멀어져도 가까워
겨울되면 주차장에 재떨이가 쌓여
오늘 만든 곡이야 들려주며 나눠
서로 하던 피드백은 얼추 비슷한 듯 달러

유튜브엔 다모임, 동갑내기들과 모인
자리는 래퍼라도 별 다를 바가 없다보니
겨울밤엔 모니터 속 친숙함이
그렇게 새벽까지 놀다 동트는 게 익숙하지

저 일출은 매년 새해되면 값져
삼백육십일을 보던 거라 못봐도
감흥보단 어제 같이 놀아, 꼭 보자
우리 더 멀리 가서 높은 위치에서 보자

***
Check you one, two, three to da four
내 믹테 처음 냈던 역병의 한 해
얄팍하게란 제목달았고
마스터링되면 신나서 빨리 내

이젠 몇년은 더 된 얘기
그 사이 믹테가 네개 됐지
랩을 관둔 너와 바텐더 된 형은
서울에서 각자 길을 걷구

랩은 안해도 여전히 음악하는 네가
자랑스럽다고 당당하게 얘기해 난
이젠 비바말고 가로수길
굳이 또 다른 곳에 가고 싶진 않네

꿈이 더 가까워진 것만 같은데
지금 이 곡을 쓰는 것도 그런 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다시 나누자구 이런 걸
우린 잘 가고 있어 서롤 위해 빌어 줘

셰르파(Sherpa)

주차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