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끝,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터덜 터덜 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땅만 보며 걷다 무심코 고개를 들었는데 제 앞을 걷고 있던 어느 분의 뒷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와 같은 모양새로 걷고 있던 그분의 뒷모습과 그 위를 환히 비춰주던 가로등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고개 숙인 가로등이 마치 그분을 따뜻하게 안아주며 위로의 말을 건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죠.
이 곡을 쓰고, 혼자 걷는 밤거리가 덜 외롭습니다.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위로가 되길 바라며!

가로등

사랑하는 사람의 뒷모습을 보고야 마음을 고백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피아노 리프를 통해 떠난 자리를 맴도는 주인공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고백

반복되는 일상과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저의 상황들로 많이 지쳐있던 때,
방 안에 혼자 남겨진 제 모습이 너무 처량하고 외롭게만 느껴졌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제발 저를 혼자 두지 말아달라고 그 말만 반복하며 기도를 했어요.
너무나 간절한 마음이었기에, 소녀스러운 감성을 담아 가사를 끄적이고 멜로디를 붙여 보았습니다.

나를 혼자 두지 마세요

바람을 타고

너무 좋았던 날씨와 평소보다 일찍 끝난 일정에 저는 무작정 좋아하는 삼청동 거리를 갔습니다.
연휴를 끼고 있었던 탓에 붐비는 사람들을 피해 삼청동 거리가 한눈에 보이는 테라스 카페를 들어갔죠.
혼자 디저트와 커피를 즐기며 사람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참 재미있게 보였어요.
가족끼리 맛있는 점심을 먹기 위해 수다를 떨며 식당 앞에 줄 서있는 사람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웃으며 지나가는 사람들, 먼 나라에서 배낭을 메고 관광 온 여행객들,
명절 연휴에도 쉬지않는 애정 넘치는 커플들까지 새삼 신기하기도 했죠.
이렇게 다양한 사연들 속에 저는 어떤 색을 가진 사람인지, 어떤 색을 만들어 갈 사람인지
고민하며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 준 날이었습니다.

색 [色]

집에서 우연히 엄마의 대학시절 사진을 보게 되었습니다.
딱 제 나이 때, 너무 곱고 미소가 예쁜 엄마의 소싯적 모습을 보니 괜히 뭉클 하더군요.
청춘이었던 그날의 소녀에게, 그리고 지금의 엄마를 생각하며 쓴 곡입니다.

소녀

보일 듯 보이지 않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제목 그대로의 ‘신기루’를 담고 싶었습니다.
정해진 대상은 없습니다. 누군가에겐 꿈이, 누군가에겐 사랑이, 
누군가에겐 또 다른 무언가가 그 대상이 되길 바라며.

신기루

성인이 되고 나서야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참 무뚝뚝하고 어려웠던 아버지였는데 지금에서야 아버지만의 표현을 이해하게 되었고
저 또한 지금에서야 아버지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마냥 커보이기만 했던 아버지의 뒷모습이 작아 보이던 날,
퇴근길 지하철 안의 모든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죠.
여전히 표현이 서툰 큰 딸로서 아버지께 바치는 곡을 쓰고 싶었습니다.

아버지

너무 바쁘고 정신 없던 날 진이 다 빠진 채로
정류장에 걸터 앉아 버스를 기다리며 끄적였던 곡이에요.
항상 하루를 돌아보게 해주고 많은 생각을 정리 할 수 있게 해준 자리였죠.
누구에게나 이런 의미있는 장소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정류장

잃어버린 영혼과 삶의 가치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복잡한 세상과 바쁜 사람들, 의미없이 기우는 술잔과 제 각각의 신세 타령,
당장 눈앞의 돈과 명예만을 바라보는 이 세상을 그려내고 싶었고
진정한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잊어버린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또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삶의 가치와 그 의미를 찾아가자는 의미에서 쓴 곡입니다.

반달 - BAN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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