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 - 봉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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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미선 - 밤

깜깜한 밤, 불 꺼진 방
tv 소리에 반쯤 감긴 
눈은 뜨질 못해
감지도 못해

손 뻗으면 닿을 듯한 
불빛처럼 아른거리는 
그림자만이

tv를 끄면 조용히 반짝이는 비상구
울어대는 냉장고에 찌푸려진 얼굴

잠들고 싶어 
조용하고 조용하게 
잠들고 싶어
아무 소리도 듣고 싶지 않아
잠들고 싶어
더 깊이 깨고 싶지 않아
잠들고 싶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네 목소리도 네 얼굴도
잊어버릴 수 있게

아침이 오면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난 아직은 혼자
혼자 해결하는 게 좋아
그리던 우리의 풍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어느 날 너는 눈물을 보이곤 싫어진 게 너무 많다고 말했어
그중에 가장, 가장 힘든 건
나보다 너를 좀 더 미워하는 것 같아 보인 것

그날 동안 나는 네게 미련함을 강요한 것 같아
사실은 너는 나를
좀 더 만지고 싶어 했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돼

나는 날 오히려 너보다 잘 알지 못했던 게 아닐까
아마 넌 이런 후회를 나보다 좀 더 먼저 앓았던 게 아닐까

그날 동안 나는 네게 미련함을 강요한 것 같아
사실은 너는 나를
좀 더 만지고 싶어 했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돼

BONGMI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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