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어릴 때는 잘하는게 참 많은 아이였지. 공부, 운동, 친구관계까지 뭐 하나 빠짐없이
정신 차려보니 이력서란에는 열등감이라는 단어을 끄적이고 있었어. 걱정하나 없이 살아온 아이는 처음으로 갈 길을 잃었어.
자신에 대한 믿을을 잃었어.
세상 탓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내 자신이 달라져야 한다는 말을 깨닫자마자 수업 시간 끝을 알리는 종이 쳤어.
그렇게 내 10대도 막을 내렸어.
그 날 정말로 많이 울었어. 이미 내 인생은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는 기차라는 생각이 들었어.
가장 쪽 팔렸던 것은 내가 빌어먹고 살 능력하나 없다는 사실. 재능이 없다고 핑계대기에는 내가 흘린 땀은 적다는 사실
그렇지만 그 순간에도 눈물과 함께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웠어. 그렇게 내 무식했던 고집도 저 멀리 누군가에게 팔렸어. 
나도 알고 있지 내가 별로 대단한 놈은 못된다는 걸 말이야. 몇 번이고 하던 음악을 때려치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니들이 말 안해도 잘 알고 있지, 어릴 적 날 환상에 빠지게 한 위인전들은 내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어차피 잘하는게 없다면 뭐라도 해보자는 그렇지만 누구보다 일찍 아침에 뜨는 해를 보자는 다짐과 함께 겸손, 성실 두 단어를 가슴에 새겼어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그렇듯 권태와 나태는 또 나를 향해 손짓을 하네. 사실 아무것도 안해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아무렇지 않던 나는 이제 없어. 이제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일.

	
수없이 반복되는 감정의 기복, 함께하고팠던 사람들과 음악하는 상상을 하던 것도 잠시, 또 나는 그만둘까 생각을 해.
좋은 음악을 만들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좌절과 실패에 희석된지 오래. 포기라는 새끼가 저편에서 나한테 자기 쪽으로 오래.
힘들다고 말을 꺼내는 것도 너무 어려워진 세상, 내 우울함이 남들에게 전염되는 것 같아 죄책감이 나를 감싸.
그래 맞아, 나는 배부른 걱정을 하고 있는거지. 남들은 어쩌구 저쩌구 하는 화살들이 날라와.
가치에 가치를 매기는 것 만큼 가치없는 일이 없다는 말을 곱씹으면서 i'm still on my way.
남들이 아무리 날 걱정하고 비난해도,      결국 나 자신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나
내 가슴 한 켠의 우상들을 생각하며 난 또 고개를 떨쳐, 잡념을 저 멀리 던져 버려.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며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너 자신부터 바꾸라는 그의 말을 떠올려. 
누군가의 말마따마 술 아닌 smoothie king, lemonade, ice-tea, 입엔 담배 말고 사탕 또는 ice-cream.
'약'한 약한 나 자신을 깨워 그리고 공허해진 마음을 여태껏 흘린 피땀으로 다시 채워.
남들에게 보여주기 식 삶이 아닌 어떤 주먹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 내 속 깊은 곳의 떳떳함을 키워. 그 밖에 쓸데없는 생각은 비워. 

일어서, 이 흔한 꼰대 같은 한 마디가 나를 일으켜 세운지도 벌써 몇 천 번째. 몇 번을 경험해도 나 여전히 무서워
이젠 넘어질 때의 그 고통마저 매순간 나에겐 생생한 Dejavu. 그 고통의 기억이 몸의 온 신경을 찢어놔.
시야가 좁아지면서 온 몸에 땀이 줄줄 흘러. 주변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면서 수군데. 참 고마운 어떤 사람들은 괜찮냐고 물어보내.
I'm fine 이라고 말하면서 그들을 돌려보내. 예전에는 담배연기과 함께 날려보냈지만 이젠 땀과 함께 내 공포를 내보내.
볼펜으로 허벅지 안 쪽을 찔러가며 공포를 전이해.

쓰러질 지언정 포기하지는 않았어. 무릎으로 기어다니면서도 다시 일어설 기회만 엿 보았어
그러니까 포기하지마, 그래 포기하지마. 미안해 시발 이런 무책임한 말. 미안해 시발 이런 진부한 말.
너 같은 의지박약이 뭘 하겠냐면서 이빨 까던 개새끼들한테 보란듯이 일어서. 
널 때리던 놈들이 지치고 겁에 질려 도망갈 때까지 일어서. 일어서. 이 개같은 단어가 오늘도 이미 만신창이가 된 나를 움직여. 
그래. 어차피 성공하지 못할 운명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많이 실패한 사람이 되겠어.

일어서(Prod. Daehan)

Youyou(Prod.WhiteLIT & Thunder Dragon) -001

또 하루를 마치고 어느새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 어제와 별반 다를게 없는 그런 날이야
깜깜한 터널을 뚫고 가는 지하철처럼 나도 막막한 내 인생에 길을 밝힐 수 있을까
그래도 지하철은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랑 다르게 다음에 멈출 역이 정해져 있잖아
그런데 있잖아, 나도 마냥 울지만은 않아. 지도 없는 길을 걷고 있다는데 자부심을 느껴

세상을 혼자 살아갈 수는 없는 걸 알지만, 때로는 혼자만 덩그러니 세상에 남겨지고 싶어
나를 지치게 하는 건 남들과의 비교, 내 앞에 한 명을 재치면 그 다음 사람이 또 서 있어
책에 써 있어, 남들과 비교하지 말라고, 아직도 모르겠어 어떻게 비교를 안 할 수 있는지
어쩌면 피로에 찌든 나를 일으켜 세우는 건, 비교가 만든 열등감과 스크래치가 난 자존심

지하철에서 내려 또 아무말없이 걸어 집까지는 조금 멀어 지친 다리를 절어
역시 금요일 오늘도 술에 취해 신이 난 사람들, 그들이 부러워, 아니.... 내가 안쓰러워 
보통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일에 나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해. 그들과 자연스레 섞이지 못해.
걱정 없는 하루를 보낸지도 정말 까마득해, 고개를 푹 숙이고 취한 그들 앞을 지나가

없는 시간 쪼개가며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무엇이 날 즐겁게 하는지 모르겠어
즐거운 일을 찾는 일 마저 해야 할 일처럼 느껴져, 이런 또 숙제가 늘어난 기분이야
외롭지만 누구를 만나야 할지도 모르겠고, 맛있는걸 먹고 싶지만 뭐가 맛있는지도 이제는 모르겠어
누구에게도 연락오지 않는 텅 빈 휴대폰을 보고는 다시 내려놔, 바닥에 지친 몸을 내려놔

어떤 일을 하든 행복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해, 그치만 나로서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는 걸
시간을 쏟고 돈을 쓰는 일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 나는 너무나 많은 빚을 지고 살아가는 걸
소소한 행복을 찾으란 말에 공감해, 그치만 몇 천원 짜리도 가격을 따지고 있는 나인 걸

그렇게 오늘도 답을 찾지 못한 채, 그냥 그대로 방바닥에 누워. 피곤한 몸을 재워.
도피라고 할지는 몰라도 나름 치열하게 고민했어 답이 안 보이는 걸 나보고 어떡하라고
그래도 내일은 무엇인가 깨닫겠지 하면서 눈을 감아. 실타래처럼 풀린 생각을 둘둘 다시 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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