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유유히 춤추다

Emotional turmoil, split self, social inhibitions and self-exploration

불타는 길

조용히 숨 쉬는 것조차
누군가의 눈치를 봐야 해
말 끝마다 재단되고
표정 하나도 허락받아야 해

“그게 널 위해서야”
아, 또 그 말
가짜 배려, 속엔 이빨
내 선택은 언제나
너희가 먼저 정해놨지

누구 맘대로 나를 만들고
누구 맘대로 나를 부숴
이젠 됐어, 참기 싫어
터질 땐 내가 정해
웃기지 마, 가짜 정의
위선 속엔 내가 없어
그렇게 완성된 나는
네가 아닌 내가 만든다

내가 뭘 원하는지도
너흰 알고 있다 믿지
도움인 척, 사슬처럼
말로 목을 감고 있어

“넌 원래 착하잖아”
그래, 착한 역할
이젠 지겨워, 다 부숴
이 불은 내가 낸다
더는 못 속아

누구 맘대로 나를 걱정해
누구 맘대로 날 위한다 해
정답 따윈 불태울래
틀리면 어때, 그게 나야
웃기지 마, 너의 틀은
날 담기엔 작아
이제부터는
내 목소리로 날 말할게

속삭여봐, 날 위한 충고
그 말이 제일 날 망쳤거든
달콤한 칼날, 뿌리 깊은 독
그 모든 말, 돌려줄게

누구 맘대로 날 규정하고
누구 맘대로 날 판단해
울지 않아, 무너지지 않아
그 모든 "틀"을 깨버려
이 불쏘시개는 너였어
불꽃은 나였고
드디어 내가
나로 태어나는 순간

누구 맘대로

별을 향한 날개

너와 멀어진 속도

사랑이 뭘까

아스팔트 틈에 핀 이름 모를 꽃
누가 널 밟고 지나갔는지조차 몰라
도시는 숨을 삼키고
나는 내 얼굴조차 잃어가

낡은 창틀에 비친 달
너는 나를 보고 웃네
진실을 품은 그 그림자
날 대신해 숨 쉬고 있어

거울 속 저 너머, 내가 날 노려봐
피 묻은 손끝으로
진심 아닌 말을 써 내려가
가야금 줄을 뜯듯
조용히 끊어내는 나
이게 나였던가
아니, 나였어야 했던가

해금 선율처럼 울컥이는 기억
숨기려 해도 장단 위에 새겨져
모두가 틀렸다 말하지
그래, 그게 편하지

벽에 걸린 오래된 시
한자 한 획마다 날 찌르고
비틀어진 운명의 춤
그 중심에서 난 흐트러져

거울 속 저 너머, 내가 날 외면해
웃는 척 흉내 내도
내 안은 꺼져가는 장작 같아
장구 소리조차 숨죽인 밤
이 침묵은 말하고 있어
"이게 진짜 너였단다"

도시의 불빛 아래
너의 그림자 서성이고
바람 따라 흩날리는
진실의 조각들

거울 속 저 너머, 그 아이가 울고 있어
귓가엔 바람 대신
옛 노래 한 줄 맴돌아
"그대는 누구신가요?"
나는 대답하지 못하고
또, 침묵에 등을 돌려
달빛 아래 걸어가네

セル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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