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보기 전 우린 이미 친근한 사이
이태원 깐부치킨 그 곳에서 잠깐 사이
어색한 분위기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
치킨엔 당연히 맥주라는 너의 말
한 손엔 닭다리를 들고 다른 한 손엔 맥줄
 들고 있던 너의 모습 아직도 기억나
새터에선 우연하게 같은 조에 속해
술잔을 비우며 나눈 이야기들 속에
막춤에 웃음을 참으며 노래하던 모습에
그 속에서 점점 더 가까워져갔던 우리
3월부터 함께 가졌던 술자리만 수십번
기숙사 나무계단 사이에 많은 이야기를 두었지
새벽에 전화해 어디냐는 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오겠다는 대답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말하지 않아도
하날 말하면 누난 열을 알아
우린 이정도로 각별한 사이 모두가 알지

사람들은 철학을 배우지만 도를 몰라서 
선을 넘는 모습에 난 악에 바쳐서
누나가 상처받을지는 않을까 난 걱정이 많아
항상 웃는 모습도 좋지만 이제는 화도 좀 내봐
힘든일 있으면 언제나처럼 내게 털어놔
11월 15일 달력에도 마침 빨간글씨
오늘만큼은 니가 이날의 주인공
앞으로도 주변이 아닌 중심으로
살아가길 진심으로 바래

찌찐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