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믿을진 모르겠지만

09 잘 살고 있니

08 Remembered You

07 In The Action

06 광대

05 Game Set

04 No Title

03 Shut Up

02 Out Of Control

01 Ventilation

본인이 생각해도 바보같은 웃긴 발음으로
\'너도 랩 좀 하는구나\'라던 그 칭찬을
듣고는 그대로 믿었던 그 순진남은
오늘도 어딘가서 입으로 뱉어, 쿵치따를
정확한 운율이라든가, 뭐, 그런건 잘 몰라
느낌을 따라가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놈의 랩질은 햇수로만 따지면
남한테 자랑해도 될만한 정도로 바뀌고
처음에는 핑계처럼, \'이건 간단한 취미-\'
그래놓고는 진짜 MC가 되겠단 다짐이
곡 가사의 절반을 메웠지, 그래 처음엔 아무것도
몰랐어, 마구 적고본 가사들 몇 편.
지나치게 심각하거나 감상적이 되곤 했지
새롭게 지은 랩네임 .1을 매번 외치며
난, 무엇을 꿈꾸었던걸까?
한 번 말해볼래? 내 열정이 끓었던 결과.

본인이 생각해도 바보같은 웃긴 발음으로
\'너 그래도 랩 좀 한다\'라던 그 칭찬을
믿고 이때까지 밀어붙인 그 순진남은
오늘도 고민하며 적어내려 느낀 바를
항상 rhyme과 rhyme 사이에선 정직할 수 있어
모든 전율이 실리는 섬&#52255;한 순간,
하지만 현실은 백지 위로 덮인 한숨과
좌절감의 큰 무게가 사정없이 가슴팍을
눌러, 늘 뭐든 가능할 것만 같다가도
까딱하면 모든게 나를 압박하고
착잡한 걸 풀려고 다시 잡는게 내 rhymebook이라니
ironic한 악순환은 여태 날 놔주지 않지
그래 뭐 됐어, 다른 사람들도 다 나처럼
이러겠지, 하지만 나, 란 놈은 아마추어로
불리며 제자릴 맴돌아, 아니 뭐 난 이 곳에
남으려하는건 아닌데, 괜시리 헷갈리네?

[ㅊ]

본인이 생각해도 바보같은 웃긴 발음에
\'니가 랩은 뭘 또 랩이냐\'라던 그 핀잔을
허튼 말소리로 치워버린 그 순진남은
가끔은 궁금해하지 언제가 끝일까를
만약 눈치빠른 나였다면, 오래전에 전부 다
정리하고 딴 곳을 향해 걸었을까?
그래서 내 위치는 지금 어딘데. 실력파?
아니면 \""좀 눈에 띄는 어중이떠중이\"" 이건가?
사실 내 주변 친한 친구 애들 대부분은
이 게임을, 장난이라 치부해, 그래 그들을
이해 못하는 건 아냐, 하지만 말이지
술잔을 부딪혀도 숨기는 것들이 몇 가지가 있지
P-Pop Songz, Fuuryeye EP 피쳐링
어차피 내년이면 깨끗이 잊혀질
그 흔적들이라도 남기려 했던건, 딱 1년 전만 해도
계획에는 전혀 없었던 나의 모습
그리고 그 흔적들의 빛깔이 점점 바래서
내가 명함 한 장으로 요약될 평범한 애로
돌아간다면, 그러면 행복할 거 같아?
글쎄 난 뭐랄까... 글쎄 난 뭐랄까...

MR: Primary + Mild Beats - Back Again

2008.8.17

.1 aka 높은음자리

똑같은 얘기

MR: Shing02 - Ultra-H
*참고로 제 딸아이는 태어난지 9개월 되었습니다

난 정말 궁금해, 그녀의 둥근 배 안의
너란 조그만 생명체에 관한 모든 게
외모랑 성격부터 니가 갖게 될 수많은 버릇까지
마치 소개팅 나가는 기분, but, 이미 너를 많이
사랑할 자신 있다는게 제일 큰 차이
참 어떻게 이럴까? 만나본 적 없는 아이에게
자랑스레 고백이라니, 얘는 랩도 모를텐데
자연스럽게 흥얼대는 노래, 요즘 내내
물론 힙합을 안 좋아해도 이해해
난 마음 넓은 아빠가 되야지, 한 가지 네게
바라는 걸 말하라면 그저 건강 딱 하나뿐
엄마 아빠 직업 너무 믿지말구
받아들일 거야 너가 줄 모든 행복과 고난을
그 외의 내 삶의 변화를, 쉽게 말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네 앞에선 매일 smile
울기만할 네게 웃는 법을 가르쳐야 되니까

[ㅊ]
Welcome, 난 아빠라고 해
그래그래 맞아, 그래그래 맞아
Welcome, 저긴 엄마라고 해
그래그래 맞아, 그래그래 맞아
Welcome, 네 새로운 가족에
그래그래 맞아, 그래그래 맞아
Welcome, 널 위해 살아볼게
그래그래 맞아, 그래그래 맞아

나는 준비된 딸 바보, 물론 성별 상관 않고
사랑했을 거 같아 넌 엄마 아빠 닮아서
되게 예쁠테니까, 앗! 이건 내 잘난 척은
아니고 당연하지 널 만들었으니 사랑으로
근데 엄마를 닮았으면 좀, 에너지가 너무 넘쳐
못 따라가면은 어쩌나 조금 걱정
주변서 말해줬지, 사실 당직이 더 편해
오, 이제 너 잠은 다 잔 거야 어쩌녜
오, 육아의 세계는 무궁무진
어떤 건 더럽고 어떤 건 어렵고 어떤 건 엄청
까다로와, 누구든 좀만 해보면 두 손 들지
근데 미소 한 번에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웃게 된다매, 아마 널 만날 땐
절대로 아닐 거야 완벽한 준비 상탠
넌 칭얼대고 떼쓰고 울고 난 헐레벌떡
수면 부족, 짜증 만빵, 하지만 처음의 먹었던
결심을 떠올리고파, 어떤 순간에도
너에게 해준 일보다, 해줄 일을 생각하기
누구도 쉽다고 안 했지만 괜찮아
난 좋을 것만 같아, 그럼 5월에 만나!

[ㅊ]

그 초음파에 비친 옆얼굴과
네 발차기가 처음으로 손에 느껴졌던 밤
난 기억해, 참으로 감동적이었던 순간
근데 너 엄마 뱃속을 뻥차는 건 조금만
살살해줘 이미 너때메 고생 엄청 컸다?
그니까 너 나와서 엄마 속 썩이면 혼나!
호랭이란 태명은 튼튼함, 그 정도로만!
하지만 절대 사랑만은 변함없어 정말
늘 한결 같이!

MR: Shing02 - Ultra-H

2018.3.19

Welcome

어두운 밤길을 달리는 차 with no high beams on
하늘을 닮은 아스팔트에 쳐박은 나의 시선
무심코 운전대를 꽉 쥔 손과 지나친 속도
제한 카메라를 향해서 씁쓸한 미소
Nothing's on my radio, 단지 소음과 진동이
엉켜 내는 음침함만이 배경음으로 깔리고
이곳, 최면에 걸린듯, 부유하는 여기는
어디서부터 어디론가의 그 어디쯤
둔감해, 습관에 맡긴, 자동 운항에
지나지 않는 이 흐름이 불안해, 그냥 매일
하던대로 하면 어쩌다 끝은 나있겠지 근데
그저 그렇게 예측을 해, 찍은대로 낸
답에 언제까지고만 기댈지, 문제를
틀리는 순간 책임은 회피를 못할테지 goddamn it
지긋지긋해, 눈 감은게 더 나을까
막연한 도착까지 그저 날아갈뿐인 오발탄

[ㅊ]
어디 한군데쯤 다치고 나서야
정신 차리겠지, 정신 차리겠지
어느 곳이든 찌그러지고 나서야
정신 차리겠지, 정신 차리겠지
죽을 뻔, 십년 감수하고 나서야
정신 차리겠지, 정신 차리겠지
그러지 말자 다짐하고 되새기겠지
이틀쯤 지나 전부 잊고 제자리겠지

가속 페달 위 놓인 오른발의 무겐 마치
세상이 어깨를 누르는 정도, 대단치
않은 존재감이 점차 내 등을 떠밀어
어쩌다보니 빠르게 굴러 떨어지는 속도
본 적도 없는 숫자와, 환경의 변화, 점차
통제가 어려워지는데 실은 그러건 말건간에
날 빗댈 기준조차 없는 이 야심한 밤엔
난폭함마저 비교적 안전하게 평갈 해
꾸짖을 이도 없어 간간히 각막을
찌르는 반대 차선의 빛 아마 실제로 난 blinded
내비를 껐으니 뭐 그리 크게 다를까
단서로 삼을만한 건 촘촘한 암흑과
수백 번 같은 길을 오가다보니 마음 안에
굳건히 자리잡은 빌어먹을 안도감, 내 길게 쓴
여러 성공담들의 따분한
신화를 반증하는데 필요한 건 다만 한 순간의 실패 뿐

[ㅊ]

뒷차가 가까이 다가서도
앞바퀴는 과속 방지턱에 닿아 덜컹
저 빨간 신호등 light마저 달리 뜻을 갖지 않고
난 달릴뿐, 그저 너무나 쉬운 이 삶은
중앙선처럼 이어지지 노랗게
최대한 넘지 않도록 차를 몰았네
칭찬받을 구석 없는 이 여정
하지만 뭘 더 해야할지 몰라서 곤란해

[ㅊ]

MR: Pete Rock - Smooth Sailing

야간주행

soundcloud:tracks:246814435

.1 / Do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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