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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신나는 마을잔치

할아버지 할머니 다 한잔씩

살아가는 얘기나 좀 하나씩

얘기해봐요 아주 낱낱히


자 처음 순서로는 
고추농사 지으시고 계시는
김영감님을 모셔보도록하겠습니다


아니 내 차롄가 고맙네 자네 
일단은 따라봐 막걸리 한잔 해
팔십을 넘다 보니까 눈이 침침해 
허리가 쑤시고 말이야 
농사? 장난해
농기계 오지게 비싸
정부에서 빌려서 며칠 쓴다
서울사는 아들은 내 자랑 
돈 보내주니까 난 잘 살아 
그래도 설날에는 한번 와라 
내 사랑하는 손주랑 말야
스마트폰인지 뭔지 난 몰라 
가르쳐주던가 갖다 버려
그리고 아 꽃다방 미스 리
데이트 한번 해 부디 kiss me
난 아직 멀쩡해 불끈
소고기 사줄게 두근 


아 꽃다방 미스 리 
빨리 연락해주세요
다음은 읍내에서 금은방을 
하고 계신 박영감님


아니 글쎄 내가 말이야 
리모컨을 찾는데 그게 말이야
쇼파에도 없고 침대에도 없어 
그게 대체 어디간냔말이야
그래서 할매한테 전화를 했지 
근데 나한테 왜 승질을 내지
나 진짜 늙으막에 서러워 죽겠네
어이구 더러워 죽겠네
무자식 상팔자래더니 
맨날 돈 달라고 난리지 
옥장판 하나 살랬더니
다 사지말라고 난리지
가져간 사업자금
말아먹고 날리고 날리지
아 몰라 살리고 살려
김여사 달리고 달려


아 박영감님
술 너무 많이 드시지 마세요 
자 오늘의 마지막순서 복덕방 최여사님~


아유 총각 얼굴좀봐
아이구 좋다 여기좀봐
나랑 오붓하게 맞고나칠려
우리가게 놀러와 점당 십원
할일없으면 우리 가게 직원해
겨울에 따뜻해 여름에는 시원해
나 이번에 차뽑았지롱 
병원갈때 끌고갈사람
손 들어봐봐 나 외로워
혼자먹는 밥 괴로워
혼자먹는 술은 해로워
나 혼자 살아 외로워
누가 나랑 놀아줘 나 적적해 심심해
나 틀니새로했으니까 같이 치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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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ana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