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Sky

우리는 늘 과거를 기억하며 살고 있습니다. 어떤 과거는 미화 되기도 하고 또 어떤 과거는 악화하여 기억하기도 합니다. 기억이란 있는 그대로의 사건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아무리 큰 사건이라도 돌이켜보면 별것 아니었던 듯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당시엔 중요했던 일들이 결국 중요하지 않았죠. 저의 기억들은 고요함 속으로 돌아갑니다.

제가 존재하고 있는 현재의 고통이 과거의 고통보다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현재의 고통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연의 외로움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저의 뇌는 상대적으러 과거의 고통을 작게 느끼고,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작은 사건으로 만들며 결국 고요함속으로 묻어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기억은 계속 왜곡되어갑니다. 

제 첫 미니앨범의 첫 곡 <Green Sky>는 왜곡됀 기억을 모티브로 만들었습니다. 하늘은 파랗거나, 불그스름하거나, 어둡지만 제 기억속의 어느 하늘은 초록빛을 내고 있기도 합니다. 초록빛의 하늘이었던 날은 즐거웠는지, 슬펐는지, 아니면 별다른 감정의 요동이 없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왜곡됀 기억이 제 감정도 왜곡시켰을 테니까요. 늘 고요함 속에 기억이 있고, 그 기억들이 현재의 저를 더 외롭게 합니다.

Green Sky

우리는 누군가를 싫어합니다.
누군가의 어떤 모습들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뒤에서 욕하고 혐오합니다.

우리가 혐오하는 누군가의 모습은 사실 나 자신이 싫어하는 나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수용하지 못하고 자신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을 가져다 붙이지요.
나 자신의 혐오하는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고 평생 남을 싫어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나 자신이 싫어하는 나의 모습은 관대하게 평가하여 기억속에서 잠잠해지고, 오히려 남에게 더 혐오감을 느낄 것입니다.

Bad Sense

 삶을 뒤돌아 보았을 때, 그 때가 좋았지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 때 그 때가 다 좋은 시절이니 좋게 느끼고 살라는 얘기도 많이 듣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뒤돌아 보았을 때 기억이 미화되어 그 시간들이 좋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추억을 떠올릴 땐 당시가 좋았던 것이 아니라 추억을 떠올리는 지금의 기억이 좋은 것입니다. 과거가 아닌 과거를 떠올릴 수 있는 현재가 좋은 것이지요.

그래서 좋은 시간들은 지나갔지만, 좋은 시간들은 또한 어디에나 있다는 것이 이 곡의 내용입니다.

Good Times

사람이 눈을 맞으면 눈은 곧 녹아서 옷을 적셔버립니다.

눈은 하늘에서부터 먼 길을 내려와 지친 마음에 사람 품에 안기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안기면 곧 녹아 없어져버리죠..

 멍이 든 사과는 사람이 먹을 때 먹기 좋게 멍든 부분을 도려내고 먹습니다.

 사과는 멍들어 있는 부분만 남겨지고 나머지는 먹혀서 없어져버리죠. 자리에 남아있는 건 멍자국 뿐.

 사람의 본연의 외로움은 서로에게서 해소하고 싶지만, 외로움과 상처인 옷의 젖은 자국이나 멍자국만 남기고 사람의 본질은 사라져버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본연의 외로움은 해소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이러한 고민들을 담고 있는 곡이 Out of Reach입니다.

Out Of Reach

 이 곡을 만들 때엔 아침이었습니다. 전 날에 무슨 일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무척 기분이 나쁘고 화가난 상태로 잠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깨었을 땐 그러한 상태는 모두 잊어버리고 평온한 기분이 되었죠.

 과거의 감정상태는 객관적인 사실일 수 없습니다. 아침의 기억으로는 평온해지기만 했으니까요. 기억은 계속해서 왜곡이 되어가는 걸까요..

 그러한 의미들을 담은 곡이 Silent Memory입니다.

Silent Memory

 친구들은 전역했지만 저는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은 모두 비슷한 2년 동안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고 저는 늘 그러지 못했죠. 곧 저도 같은 2년의 기억을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Years라는 곡입니다.

R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