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cMIX vol.1 -PUL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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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cMIX vol.3 -PULSECOM

01. cyberpunk
02. ii76rev
03. 001210
04. Rawraw-function
05. muff’s loom
06. clock division (division 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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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xed and matered by 
Changhee Kim (@d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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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clock division (division hell) -PULSECOM

03. 001210 -PUL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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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없이 편안하게 죽는 방법이 있을까?

딱히 구체적 고민없이 오늘도 생명체 78은 버릇처럼 생각했다.

 식탁 위 하얀 컵 옆에 같이있던 수면제를 바라보면서…..
 


 평소에 먹는 저것들 한 통을 한번에 다 삼킨다고 죽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알기에(이미 과거에 시도를 했지만 응급실에서 눈을 떴고 머리가 좀 아팠을 뿐 죽진 못하였다.) 여러 알을 삼켜볼까?라는 생각도 잠깐 할 뿐 평소대로 하얀 색 수면제 한 알을 빼 물과 삼켰다.

 수면제라고 해서 바로 잠이 오는 것은 아니다. 아무 생각없이 손이 가는대로 휴대전화 화면을 눌러대며 무슨 내용인지도 모를 유튜브 영상이나 인스타그램, 웹툰 등을 보다보면 새벽 5시가 되기도 하고 어떤 날엔 일찍 잠이 오기도 하고 약효는 때때로 다르다.

 사실 수면제를 먹고 잠이 빨리오고 잠이 안오고는 78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러든 말든 무의미해져버린 시간은 지나갈 것이고 딱히 하고싶은 것도 없다. 
 
 이런 생각을 하는 78이라면 수면제를 먹을 필요가 없는 78이지만 수면제 없이는 깊은 잠을 못자 생기는 피곤함이란 고통을 굳이 받아야 하기에 삼킬 뿐이다. 

 78은 생각한다. 뭘하면 삶이 재밌을지, 비현실적으로 어떤 성취를 이뤄 대중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는 누군가가 되면 즐거울지도 생각하지만 비현실적인 것들을 생각해봤자 당장 불가능하고 평생 불가능할 것 같단 생각에 별 재미도 없을 것 같다. 만족할만한 연애 상대를 만나면 재밌을까? 딱히 그런 경험도 없고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자신이 없는 78에게는 그것도 확실한 가능성이 없기에 잠깐 생각해볼 뿐이다. 

 78은 버릇처럼 컴퓨터를 켜서 아무음악을 틀어놓거나 곡을 만든다고 프로그램을 실행시켜 신선할 것도 없는 작업을 반복하곤 했지만 언제부터인지는 알수 없어도 이제는 하지 않고 있다.

 78은 흔히 거리나 TV에서 들을 수 있는 종류의 음악을 만들고 있진 않지만 아무 생각없는 반복 작업은 그 신선함을 이미 잃어버렸다. 신선했던 반복 작업이 흔한 음악들과 그 가치가 다를게 없어짐을 느낀 78은 그나마 있던 작은 즐거움도 없는 상태가 되었다.

78은 막연히 취직을 하여 돈을 벌면 어떨지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없이 당연히 진작 취직을 하고 이런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지금 어딘가에서 일을 하고 있어야할 78이지만 다행히 78의 집이 78의 부모님덕에 금전적으로 살만 했고 78의 부모님은 이런 78에게 어떤 부담도 주지 않았다. 

물론 78이 과거에 일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서른이 넘은 나이에 다시 꾸준한 벌이 없는 생활로 돌아와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은 78에게 큰 스트레스기도 하여 78은 막연히 취직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대충 돈을 벌며 혼자 그럴듯하게 살면 괜찮을 것 같지만 갑작스레 취직을 한다는 것도 쉽지 않고 뭘해야 될지, 뭘할 수 있는지, 할 수 있는 것들이 죄다 쓸데없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드는 78은 막연히 생각한 취직도 지금은 자신이 없다. 

괜히 이런 자신에 대해 분노와 짜증이 난 78은 시간에게든 상황에게든 어떤 대상에게든 속에 공격적인 모든 것을 다 쏟아내고 원망하고 싶지만 한쪽 다리가 잘렸든 귀가 안들리든 말을 못하든 돈이 없든 웃고 즐겁게 살아가거나 엄청난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대단한 존재가 된 이들도 있다는 것도 생각이 나서 속에 들끓는 화 들을 자신에게 버린다. 

 78이 누군가로부터 상담을 받는다면 뭐 그럴 수도 있지, 나도 그랬어라든 어떤 공감을 받고 뭔가 괜찮아지는 착각도 하겠지만 78은 지금 그런 공감이 지금 78의 현실에 아무 도움도 안 될 거란 생각과 함께 그런 공감도 짜증과 화가 난다. 아니 공감 뿐 아니라 뭐든 화가 나고 짜증이 나는 상태다.

예술을 한다면서 대충 그럴듯한 것을 어떻게 팔아치울지만 고민하는 예술하는 사람이라 자신들을 소개하는 사람들이든, 아이디어가 없어 하는 행동을 새로운 도전인냥 옛날 것들을 포장해 팔아먹고 있는 예술가든,  자기가 아는 범위의 세상이 다인줄 착각하는 이들이든,  순수한 목적을 잃고 그저 어떤 이득을 얻어내려는 목적으로 자신에 대한 소개가 아닌 자신은 어떤 주의자라고 떠들어대는 인간, 도적적인 척 이미지를 팔아대는 정치꾼이나 그런 인간들, 이런 이들보다 딱히 나을 것도 없고 뭣도 아닌 자기 자신에게든 모든 것이 화가 나고 짜증이 나는 78이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짜증이나 화가 날 것도 없는 대상들이다. 78도 누군가에게 이런 인간일지 모르고 78이 지금 이런 인간들 중하나일지 모르고  세상엔 이런 인간들이 대부분이며 수 많은 오류를 가진 인간은 서로 짜증과 화를 낼 수 있는 대상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78은 마치 저런 대상들보단 낫다는 오만함에 화나 짜증을 내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정당한 화나 짜증을 낼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신뿐이지 않을까?…

 화나 짜증이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없고 화나 짜증을 낼만해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그 배출의 종착지에 자신이 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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