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 함께 걸어가는 달

슬램덩크

이상해 - 최상엽

Wave the poles - Champagne Supernova

Kim daniel - Small things

더폴스 ( the poles) - 너는 왜 (미발매)

「이번 여름은 유독 길었어」
후련하다는 얼굴로 웃어 보이는 
너의 왼쪽 손목 위가 허전한데 
어디 갔어 그 까만 머리끈

사실 알고 있어
아무렇지 않게 빌려 달라 말하던
녀석의 우쭐대는 표정까지도
딱히 신경 쓰고 있었다든가 
그런 건 아니지만
내 짧은 머리가 싫어지는 거야

「그때 알려준 그 노래 좋더라」
한 쪽씩 나눠 듣는 귀갓길
바람도 기분 좋게 불어오고 그래서
너 몰래 늦춰 보는 발걸음

아 조금 삐뚤게 잘린 
빼곡한 앞머리가 흔들려

네 이름 석 자 겨우 눌러쓴 흰 종이를
노려보기만 몇 시간째
두 글자 인사까지 적어내고 보면
어쩌나 해가 떠오를 아침

잠 못 들고 있어
아무렇지 않게 잡은 손에 닿았던
미지근한 체온 차가운 반지가
자꾸 떠올라 하필이면
걔랑 똑같을 건 뭐야
혼자 침울해져 버리는 거야

아 왠지 서늘한 공기
얄따란 이불을 끌어당겨

야 하나만 약속해 줘
올해 내 생일파티에 
세 시간쯤 늦어버려도 
기다려 줄 테니까
다시 돌아올 뜨거운 계절도
함께 보내기로

아 이 노래에 맞춰 너의
고개가 위아래로 흔들려

이번 여름은 유독 길었지 그래

여름의 끝

느끼고 있지만 느끼지 못했지
멍하니 너를 바라보며
날 슬프게 하는 순간들은
나에게 돌아오는 업일지도

몰라 그저 세상에 맡기며 살아
지금 내 모습이 그렇지
떠오르는 생각은 나의 그림자야
슬픔이 비춰올 때면

네가 보고 싶어
아무런 의미 없이
어린애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네가 보고 싶어
점점 깊어가는 사랑에 빠진 것처럼
처음 네 모습
다시는 못 볼 거야

색안경

닿지도 않는 세상 바라보며
책상 앞에 앉아서 멍하니
눈치 빠른 잠은 날 찾아와
보고 싶은 네 연락 기다리는데
내려앉은 빛들과 눈꺼풀
내 마음 아무 소리 들리지 않지

누군가 내 머리를 조종해
멋진 꿈나라로 나를 보내려나

하루 종일 지구는 돌아가고
어느새 내 머리는 멈춰가지
재미없는 드라마
그렇게 슬프지도 않은 눈물 흘러가네
시끄럽던 내 마음은
왜 이렇게나 조용할까

기다리는 네 소식은
왜 이렇게나 조용할까
네 모습 그리워하며
잠결에 네 모습 그려보네

아침

승주경탁정헌,서울정전(20230126).mp3

쏟아지는 비 아래에
우산도 없이 서 있죠
서로의 품에 안겨서
서로의 귀를 맞대요

저기에서
천천히 달이 다가와요
점점 가까워져
걱정 마요 땅이 산산조각 나도
우린 옆에 있을 거잖아
우린 옆에 있을 거잖아

저 달 위에 원을 그려
둥그러지는 달을 봐요
우리 서로 마주 누워
서로의 슬픔을 나눠요

Artwork by 이상호 (@tkdgh104)

귀와 입 (DEMO)

소년 (DEMO)

아무렇지 않은데도 이렇게
나는 벌써 들떠있어
아무런 말 없는데도 맘이 앞서서
너의 답을 기다리고 있지

지금 너의 마음속은 나도 모르지
느낄 수도 있다지만
조금 알아가려 해도 맘이 앞서서
빙글빙글 맴돌아

한순간도 모르겠어 나를 어떻게 해야 좋을지
그래서 너는 나와 같은 마음이라고 난 생각할래

너는 알다가도 모르겠어 너는 나를 어떻게 볼지
그래서 너는 나와 같은 마음이라고 난 생각할래

같은 마음

나는 너를 안고 몸이 녹아 흘러내려 
널 구해야 해 
I call a mayday

- credit -
written and composed by 장경민
arranged by 라쿠나 (Band Lacuna)

00.0

김서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