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했던 날들과
길고 긴 장마가 끝나면
내리쬐는 따가운 햇살이
잔인했던 오후

물총을 뺏어 들고서
계속 네게 쏘아도
빗나간 물줄기처럼
닿지 못할 마음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말은
뭐든 해낼 순 없단 말이야

언젠가 이 모든 순간들이 지나면
전부 그리워지게 될까
어쩌면 아무 상관도 없는 듯이
아무 말 없이 웃겠지

여전히 남겨진 빈칸을
내도록 비워 두고서
무엇이 되고 싶을까
고민했던 날도

모두 떠나는 그 순간
아주 긴 시간이 지나도
그리워하게 될 것을
이미 너무 잘 알아

언젠간 전할 수 있다는 진심은
영원히 전할 수 없단 말이야

어쩌면 이 모든 순간들이 지나면
전부 지겨워지게 될까
어쩌면 아무 상관도 없는 듯이
그렇게 잊고 말겠지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정말
재미없는 이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은 채로
많이 변해버린

우리는 이렇게
시간이 지나도
그렇게 기억하겠지

썸머히어키즈 (demo)

항상 세상이란 건 나에게
취향을 빗겨나간 선물같았어
마치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원치 않는 색깔을 고르는 것처럼

매년 추운 겨울이 되면
언제나 혼자가 된 것만 같았어
아름답게 반짝이는 전등 아래서
모두가 선물을 들고 웃었으니까

이루어졌던 소원도
사실은 바라는 것도 없어
끝없는 눈밭을 걸어도
남은 발자국은 하나도 없어

나에게 없는 무언가를 가진
누군가에게 다가가지도 못하는
그저 그런 사람으로 남아
그 날의 겨울밤을 기다려

수 많은 포장을 뜯어도
내가 원하는 건 아무 것도 없어
이젠 더 이상 영원을 
기도하지 않게 된
어른이 되기 직전
창백한 세상 속에서

산타 (demo)

비 냄새가 섞인 바람이 불어와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밀려드는 기억 속에서 난
어쩔 줄 모른 채

예전부터 넌 비가 좋다고 했지
난 그게 이해가 잘 안됐지만
내 발치를 따라온 먹구름은
여전히 가시지 않은 채로

언제까지 난 계속 젖어있을까
아직 채 마르지 않은 물감과
몇 년째 미완성인 너의 수채화
말라비틀어진 내 마음

아직도 너는 그리고 있을까
나처럼 멈춰 서 있진 않겠지
많이 닮아있는 너의 두 눈을
여전히 떨치지 못한 채

비 냄새가 섞인 바람이 불어와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밀려드는 기억 속에서 난
어쩔 줄 모른 채

내리는 비 한가운데 서 있어
어쩌면 난 이게 전부인가 봐
차갑고 시린 이 계절 속에서
너를 새기는 것

이소낙 (demo)

그래- 난- 반짝이는
별빛이 되어 너에게 갈게
내 살갗을 전부 태워도 좋아
너에게 닿길 바라는 이 순간

모두의 기대를 품고서
저 멀리 나아갔지만
누구의 연락도
이제는 잘 오지 않아

차갑디 차가운 
우주의 한복판에서
다른 녀석들은 
모두가 반짝이는데

그렇게 조금씩
멀어지는 것만 같아
그토록 바라던
내가 떠나온 곳에서

그리운 사람들
모두들 잘 지낼까
분명 나 같은 건
잊고서 잠이 들었겠지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들 속에서
한 사람이라도 
이렇게 멈춰버린 날 
알아봐줄 수 있다면

그래- 난- 반짝이는
별빛이 되어 네게 갈게
혼자선 빛조차 낼 수 없는
차가운 금속 몸뚱이라도

이-제-야 비로소
심장이 뛰는 것만 같아
내 살갗을 전부 태워도 좋아
너에게 닿길 바라는 이 순간

그래- 난- 반짝이는
별빛이 되어 네게 갈게 
혼자선 빛조차 낼 수 없는
차가운 금속 몸뚱이라도

조금씩 흘러내리는
철분 섞인 눈물은 상관 없어
녹슬었던 눈꺼풀을 열어
마지막 모든 순간을 기록할게

너에게 닿길 바라는 이 순간

레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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