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밤이 이제 끝나
아침이 오면 좋겠어
우리 사랑이었을지도 몰라
그냥 네가 보고 싶었어
미리 말을 해주지
나는 바보여서 잘 몰라 (나를 잘 몰라)
너도 나를 원했다면..
난 그냥 밥이라도 같이 먹고 싶었어
나 또 혼자서
편의점을 가서
하루를 버티려
이것저것 고르다
뭘 굳이 먹어야 해
손엔 담배 하나
돈이 있음 뭐해
나를 위해 쓸게
하나도 없어서
그냥 맛있는 거
너랑 손잡고서
오늘 여기를 갈까
아님 저기를 갈까
아니면 걷자 그냥
어차피 너랑 뭘 먹어도
다 좋을 텐데

맛있는거

매일이 전쟁
터지기 직전인 우울은 겨우 숨겨뒀네
어른이란 딱지 이리 무거울 줄 알았으면 조금 늦게 받을 걸
후회하지 않는 게 매일 숙제

겨울은 추웠고 봄이 다시 와
오지 않는 건 아마 그때 그 기억인가봐
다들 그렇게 사는거래 하며 위안 삼을 때
하필 내 창 밖에서만 비가 와

더 말 꺼내기도 지쳐 이제 도태, 비슷해도 돼
대면하기도 피곤해서 배달이 주가 돼
요청 사항에는 고정 문 밖에 두면은 가져가기로
정해진 약속인 듯이 바라는 별점 5점

별 게 다 거슬리지 왜 나만 그런가
더 생각하면 피곤할까봐 아무거나 걍 틀어놔
관심없는 카테고리 영상은 별 의미없어
빈 공간에 사운드만 채워놨지 별 의미없어 진짜로

먹고 사는 거 따위인 줄 알았는데
더 중요한 게 있다고
쉬지않고 일 해봤어 나도
그럴수록 더 무언갈 잃어가고

입 닫고 소통하길 원해
주기는 아깝고 내 것이 쌓이는 걸 원해
죽이는 하룻밤보다 완전한 사랑을 더 원해
누가 더 버네 못 버네 얘기 할 때 내 친구는 부모님께 용돈을 보내

그 무엇도 해낸 게 없네 난
붙잡으려고 애 썼는데 텅 빈 길만 걷네 매일 밤
더 말할 사람도 없네 여기 이 좁은 방에는
천장 LED는 너무 밝아서 꺼둘게 밤에는

5. 미안해

강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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