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여름은 유독 길었어」
후련하다는 얼굴로 웃어 보이는
너의 왼쪽 손목 위가 허전한데
어디 갔어 그 까만 머리끈
사실 알고 있어
아무렇지 않게 빌려 달라 말하던
녀석의 우쭐대는 표정까지도
딱히 신경 쓰고 있었다든가
그런 건 아니지만
내 짧은 머리가 싫어지는 거야
「그때 알려준 그 노래 좋더라」
한 쪽씩 나눠 듣는 귀갓길
바람도 기분 좋게 불어오고 그래서
너 몰래 늦춰 보는 발걸음…
다가오는 여름을 기다리며 듣는 여름의 끝.
선선해지는 초가을 밤 공기를 듣는 것 같아요
잘 들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