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중심적 설치 예술 작품 <완수>의 일부인 완수의 숨소리를 담은 음성 파일입니다.

완수 ‘Wansu’ the perfect living thing

환경을 사랑하고 인간을 혐오하는 마음으로 쓴, 지구에게 바치는 헌정곡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지구촌 여러분!
하늘은 부옇고
낮 기온은 26도
이상하다 이상해 우우우우~

아침밥은 아보카도 
부드럽고 맛난 숲속의 버터 
밀어버려
숲 (숲!) 숲 (숲!)
이상하다 이상해 우우우우~

어제도 오늘도 비는 오지 않고 
말라가는 산에 담배 꽁초가
슈퍼푸드 아보카도
‘한 알에 물 백 이십 리터’ 
말라가는 땅을 누가 신경 써?

이천 칠십 년에는 과일 지도가 바뀐대 
사람들이 웅성웅성 
“사과 대신 귤 먹자~”
이상하다 이상해 우우우우~

지금 그게 중요하니 
이상기후 안 보이니 
말라가는 지구, 누구 때문에?

인간인간인간들아 인간을 증오해
사람인류휴먼닝겐 너희를 혐오해
고등생물? 웃기지 마 지구일등멍청이
사실 나도 인간이야 우리는 쓰레기~

아아아아 
(인간인간인간인간 사라져라 지금 당장 
우리 모두 함께하자 자기파멸존재소멸)

아아아아 
(인간인간인간인간 사라져라 지금 당장 
우리 모두 함께하자 자기 파멸 존재 소멸)

...

인간혐오쏭(가제) Fxxk You Human Beings

‘나는 도무지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오빠는 무언가 알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착각에 빠져 썼던 노래. 
참고로 오빠는 무엇도 알지 못 하는 것 같습니다.



굳게 닫힌 내 방문은
두 번의 두드림에 쉬이 열리고 
베란다의 작은 창엔
내 몸이 접혀 들어갈지

입고 벗기를 반복하는 새에 
오빠는 에어컨을 켜고 잠들었더라 
보풀 가득한 담요를 덮어 쓰고 
눈을 감고 벽에 기대어 서면

찬 바람이 느껴지는 듯도 해 
이름 모를 외화의 소음 
느릿한 속눈썹의 결까지

오빠, 너는 혹시 알고 있어?

하루 끝에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를 닦다가 왜 눈물을 흘리는지
복도 끝에 무얼 보고 걸음을 멈추는지 
왜 식사 자리에서 웃지를 않는지

어쩌면 알고 있을 거야 
어쩌면 알고 있을 거야 
어쩌면 알고 있을 거야 
어쩌면 알고 있을 거야

오빠는 알고 있을 거야 
오빠는 알고 있을 거야

나는 다 알고 있는 거야 

모든 걸 알고 있는 거야 

다 쓸데없는 것들이지 

오빠는 알고 있지

바람(가제) He Does Not Know Anything

Baby, I'm a firefighter
Trapped in a burning house
In a silent picture
And there is no way out
Except to watch the love between us die

That's called the Falling Angel
It's an amusement park ride
Some sort of rollercoaster
It takes you up and when it brings you down
It gives you butterflies

And now I'm longing for your kiss
Bet you could read it on my lips
Oh-oh
Waterfalls, I'm jumping down

I know you're leaving, baby
The birds are flying south
And there's nothing to say
I need you here, I need your love
Inside of mine like I could die

I need your love inside of mine
Like I could die

Cigarettes After Sex - I’m A Firefighter (cover)

[Friends] Phoebe Buffay - Smelly Cat (cover)

Night Off - 잠 (cover)

이랑 - 욘욘슨 (cover)

전자양 - 생수 (cover)

발에 채이는 것들을 주워 모아
모래알과 자갈돌 유리 조각
네게 마구 집어 던졌지
그건 내 잘못이었어

손에 집히는 것들을 모두 모아
지난 저녁에 먹고 남은 음식
머리 위에 쏟아 부었지
그건 내 잘못이었어

현관문이 여닫히는 소리
낡은 신발을 정리하고 너는
방으로 들어가 헤진 옷을 벗고
부스럭부스럭부스럭부스럭

말라 죽은 씨앗과 한 쪽 뿐인 덧신
영원히 버릴 수 없는 유리잔
우리고 우려 향을 잃은 티백 그리고
괘종 시계는 이 초가 늦어졌대

눈에 드는 것들을 쓸어 담아
봉제인형과 시들지 않는 데이지 꽃
네 얼굴을 세게 내리쳤지
그건 내 잘못이었어

미안하다고 말해주면 안 돼?

회보라색 물때와 심해져만 가는 곰팡내
입을 더이상 닦아낼 수 없는 내프킨
제대로 닫히는 법이 없는 경첩 그리고
종이학은 날지를 못 한대

무엇이 잘못된 걸까
무엇이 잘못된 걸까
무엇이 잘못된 걸까
무엇이

돌아가신 아아 홀로 남은 아아아
병을 얻어 생살을 도려낸 아아아
수천 수백 개의 알약에 파묻힌 아아 그리고
아아아 얼마 전 눈을 다쳤다네

나는 이제 모르겠어요
나는 이제

아오리(스케치) Aori(sketch)

흔들리는 기체 속에
불빛 밖에 보이지 않는
바깥 풍경을 보며 나는
울며 중얼거리는 나는

모두가 지쳐 잠든 지금
앞 좌석에 머리를 박고서
마른 피부를 긁어대는 나는
핏방울이 맺히도록 나는

네가 허벅지를 쓰다듬으면
비로소 마음이 놓이네
부드러운 손길이 녹아들어
살갗 아래로 스밀 때만은

벌건 얼굴은 꺼진 불 아래
어둠에 숨어 보이지 않고
내가 울면 새카맣게 타버릴
거짓을 말하면 죽어버릴 너는

네가 허벅지를 쓰다듬으면
비로소 마음이 놓이네
부드러운 손길이 녹아들어
살갗 아래로 스밀 때만은

네가 나를 천천히 눕히면
비로소 마음이 놓이네
어깨를 부술 듯 세게 안아
얕은 숨만 겨우 쉴 때만은

네가 하나 둘 옷을 벗기면
느릿하게 목을 핥으면
튀어나온 뼈를 매만지면
그리고 사랑한다고 속삭일 때

나는 비로소 피와 공기와 
그것들의 흐름과 엉킴과
푸르게 튀어나온 것 그리고
깨진 창문 아래로 추락한다

주워담지 못할 유해 위로
헤진 축구공 그리고 아이들이
지나가면 아무것도 남지 않고
흙바닥 속으로 스미어 사라져

"나의 사랑하는 사람 
그 살결
그 아래 끓는 
미열과 함께”

맛챠와리(스케치) Matcha-wari(sketch)

퇴근 후 들른 수퍼 마켓
할인 코너에서 만난 구아바
현미와 당근 저렴한 수입 과자
그 옆에 한 알의 구아바

너 구아바 좋아하니?
아니 사실 처음 먹어봐
오십 퍼센트 세일 팻말이 없었다면
눈길도 주지 않았을 걸

어떻게 먹는 걸까 껍질을 까야 하나
반을 갈라 작은 조각으로 나머지 반은 랩으로 싸서

코끼리와 함께 냉장고 속으로

맹맹하고 아삭하고 풋내 나고 아삭하군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덜 익어서 그렇구나 진작에 찾아볼 걸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아아아 구아바

잼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대
잘게 다져주세요 먹다 남은 구아바
한 알 빼기 한 입 밖에 없지만
설탕 한 사발에 한 줌 뿐인 구아바

은은한 단 맛이 버터와 잘 어울리겠구나
손톱 만 한 유리병에 담아 뚜껑은 아직 닫지 말고

완전히 식기를 기다려야 해

쏟아지는 졸음에 이불 속에 몸을 숨겨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내일 아침에 닫아도 되겠지 뚜껑만 살짝 얹어 놓자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오늘의 나는 무엇을 했나
커피만 삼백 잔은 만들고
이력서 수정하기를 오천 번째
숙제 안 해왔다고 혼내기도 지겹네

그리고 구아바 잼을 만들었지
바삭하게 구운 식빵에 버터와 함께 발라 먹자

분명 맛있을 거야 대단히 맛이 좋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먹을 만은 하겠지 아아 눈이 감기는구나

아아아우우우

일어나면 꼭 뚜껑을 닫아야해
그리고 빵을 구운 뒤 
자리에 앉아 다시 열기로 해
마치 선물 받은 새 잼을 먹는 것처럼

구아바 구아바 구아바 구아바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작짐비 Jakjimv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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