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여기에 있자(240223)

설 여기에 있자(240223)

신화린

***
밝지 않던 조명과
쉬지 않던 얘기들
목소리가 작아질 때
넌 내 팔에 안겼고

크지 않던 노래와
벽에 걸린 사진들
목소리가 사라질 때
난 너를 보고 있어

이러고만 있으면 여기
우리밖에 없는 것 같아서

창 밖 빛이 파래져도
우리 이러고 있자
계속 이러고 있자

말이 없던 거리와
그곳을 걷던 우리들
내가 너를 바라볼 때
넌 땅을 보고 있어

올라가던 계단과 함께
발을 맞춘 우리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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