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모드 켜고, 알림은 무음, 마지막 문장 자동저장 중.
커서가 깜빡일 때마다 내 심장도 깜빡임.
“보내기”는 회색, 마음은 검은 배경.
오늘은 여기까지 — 로그아웃… 하기 전에.

프로필 사진 속 웃음은 오래된 캐시,
타임라인엔 별빛만 끝없이 스크롤돼, yeah.
말풍선엔 미완의 고백, 초안함에 갇혀,
백스페이스로 지운 나를 다시 타이핑해.
읽음 체크 두 개 대신 침묵이 파랗게 켜져,
상태 점은 회색, 나의 점도 흐려져.
비밀번호처럼 외운 마지막 말 하나,
정답 칸은 비어 있는데 손끝만 얼어져.

로그아웃 하기 전에, 누가 내 이름을 불러주면
“거기 있니?” 같은 한 줄이면 돼 — 아주 천천히, 선명해.
삭제 대신 저장해, 나를 잠깐 더 붙잡게,
밤의 끝 페이지를 넘기지 않게,
로그아웃 하기 전에.

손끝으로 우는 법을 오늘도 배워,
키보드는 젖지 않지만 마음은 젖어.
타임아웃되는 호흡, 버퍼링 중인 대답,
핑퐁 없는 DM, 불 꺼진 채팅방에 서 있어.
커서는 네 글자 앞에서 떨려:
안녕 — 이게 끝이란 말은 너무 쉬워.
자동완성은 잔인해, 익숙한 패턴만 줘,
“괜찮아”가 기본값, 난 그 옆에 멈춰.

내 안의 모뎀은 여전히 오래된 속도,
끊길 듯 이어지는 흰 소음의 파도.
누가 “접속 중” 푸른 점으로 불러주면,
난 다시 로그인할 이유를 찾아 바로.

로그아웃 하기 전에, 누가 내 이름을 불러주면
“거기 있니?” 같은 한 줄이면 돼 — 아주 소박해도 충분해.
삭제 대신 저장해, 숨이 제자리로 돌아오게,
밤의 끝 페이지를 넘기지 않게,
로그아웃 하기 전에.

— 새 메시지 도착 —
“너 거기 있니?”
잠깐의 정적 후
“응. 그냥… 물어보고 싶어서.”

세 점의 타자표가 심장처럼 깜빡여,
내 안의 어두운 창도 천천히 밝아져.
문장 끝에 마침표 대신 쉼표를 찍어,
살아 있는 문장으로 다음 줄을 이어.
“난 여기 있어.” — 너무 크지 않은 목소리로,
“나도 있어.” — 방에 불 켜듯 작게, 또렷이로.
우리가 주고받은 건 거대한 구원이 아닌,
한 줄의 온기, 그래도 그게 충분히.

지워둔 드래프트를 하나씩 꺼내 펼쳐,
낡은 구겨짐에도 뜻은 여전히 또렷해져.
배터리 1%라도 불빛은 불빛,
한 픽셀의 푸름이면 길이 되어 비춰.

로그아웃 하기 전에, 네가 내 이름을 불러줬네,
“거기 있니?” — “응, 있어.” 그 사이 공백에 숨 쉬게.
삭제 대신 저장해, 내일이란 폴더에
파일명을 붙여: 아직, 진행 중 — 너의 손끝과 나의 밤 끝에.

야간 모드 풀고, 창을 반쯤만 닫아둬,
자동저장은 완료 — 임시저장 아냐, 내일로.
전원 버튼에서 손을 떼 — 아주 천천히,
로그아웃 대신, 잠깐 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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