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02 Ulleung Ayoung

푸른 빛과 초록 사이 (Orchestra) : 아용

[Verse 1]
초록빛과 파란빛의 어느쯤
물결 속에 발을 담갔어
첫 숨처럼 차오르는 시원함
가만히 나를 감싸던 바다

[Verse 2]
작은 돌돔들이 다가와
먹는 건 줄 알고 다릴 뜯어
아프지 않은 장난 같은
낯선 섬의 인사였어

[Chorus]
햇살은 뜨겁고 바다는 차갑고
그 온도 차 속에 내가 풀려
나를 데려가고 또 떠미는
울릉도의 움직임 안에서

[Verse 3]
물결이 말 없이 등을 밀면
나는 조금 더 깊이 들어가
손끝에 닿은 바다의 심장은
한없이 부드럽게 뛰고 있었어

[Chorus]
햇살은 뜨겁고 바다는 차갑고
그 온도 차 속에 내가 풀려
나를 데려가고 또 떠미는
울릉도의 움직임 안에서

[Outro]
초록빛과 파란빛의 경계 위
나는 잠시 머물렀다가
그 빛을 발끝에 묻힌 채
다시 육지로 돌아왔다

푸른 빛과 초록 사이 : 아용

#택시에노트북을두고내리더니

[Verse 1]
서랍 속 먼지 속에서 발견된 충전기
마치 고대 유물처럼 나를 보네
네가 있던 책상 위는 사막이 되었고
USB는 화석처럼 굳어 있네

[Pre-Chorus]
언젠가부터 너의 팬소리가
밤마다 자장가였는데
이젠 그 자리에 바람만 분다
내 손끝은 공중을 허공 클릭한다

[Chorus]
멸종위기종 노트북
마지막 개체를 잃어버린 나
데이터란 숲이 무너지고
아이디어란 새가 날아갔다
멸종위기종 노트북
너는 나의 유일한 종이었다

[Verse 2]
네 화면의 빛은 작은 태양 같았어
어두운 내 방을 비추던 유일한 별
이젠 내 노트는 진짜 종이로만
그리고 글씨는 삐뚤빼뚤 멸종 전처럼

[Bridge]
혹시 네가 다른 세계로 이주했을까
내 몰래 더 빠른 인터넷을 찾아서
거기선 나보다 좋은 주인이
널 무선으로 안아줄까

[Chorus 2]
멸종위기종 노트북
마지막 숨결을 잃어버린 나
모니터란 하늘이 꺼지고
폴더란 도시가 무너졌다
멸종위기종 노트북
돌아와, 이 멸종은 되돌리고 싶다

[Outro]
혹시나 내 방으로 돌아온다면
내가 너의 서식지를 지킬게
비밀번호는 네 맘대로
단, 이젠 사라지지 마

멸종위기종 노트북 : 아용

Orange Clock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