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 by Thekey

이십대초반 내 생활을 수놓던 불합격
도살장 고깃덩이처럼 손잡이에 매달려
지하철은 잔인하게 달려
안넘어가던 밥만큼이나 지독하게 안넘어가던 달력
어둡던 지하에서 나와 숨돌리는 다리위
창문 아래로 아무일 없다는 듯 한강이
기적처럼 흘러 넋놓고 보다보면
다음역이라는 기쁜 톤의 안내음이 들려
잠깐 쉬는게 기쁜건지 다음역이라 기쁜건지
정 그런거면  종착역엔 얼마나 기쁠런지
예컨대 거긴 아마 행복 그 근처?
아니면 어처구니없는 이강줄기의 출처?
끝까지 가고싶지만  가면 돈이 더 붙어 내려
그대신 아낄 수 있었던 손에 쥔 몇백원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못된 도시속에서
오늘도 기적처럼 말없이 강줄기는 흘러


긴 긴다리위에 달리는 기차 아래 더 긴 강이 흐르네 맞는 단어를 생각해
근데 난 너를 생각해
저 저 하늘의 끝에 하루의 끝을 알리는 노을이 걸렸네
맞는 단어를 생각해
근데 난 너를 생각해


늘 자리는 없는데 타려는 사람은 많네
90년대 푸쉬맨은 이젠 없는데  다들 자처해
바쁜 현대인의 삶
온갖 고상한말로 표현하고 싶지만
늘 그렇듯 맘처럼안돼
이번 차는 꽉 차서
꼭 다음 차를
그 다음차는 꽉차도
더는 안돼하며 몸을 비집는 나
왜 밀기만하고
당기는 이는 없을까
왜 밀기만하고
당긴적 한번 없었나
지하철 2호선처럼 겉을 맴도네
치이다 지쳐 발길 향한곳은 행신 내 동네
발걸음은 이미 꼬인지 오래
가로등 같은 친구놈 붙잡고 한참 어린애 투정같은걸 토해
모르지 하루종일 날 괴롭혀댔던 고민도
두어밤 자면 잊을 별거아닌 건지도
좀 피곤해 초조하게 쫓기듯 사는게 
어짜피 강은 기적처럼 그곳을 향할텐데

긴 긴다리위에 달리는 기차 아래 더 긴 강이 흐르네 맞는 단어를 생각해
근데 난 너를 생각해
저 저 하늘의 끝에 하루의 끝을 알리는 노을이 걸렸네
맞는 단어를 생각해
근데 난 너를 생각해

사라지고 싶더니 결국 살아만 지더라
쿨한척했던 모든 것들에는 미련남더라
코끼리가 되겠다던 꼬마야
침대에서 나와 창밖을 봐 겨울은 가고 꽃은 폈단다
어디를 가나 낯설어 긴장된 내 태도
잔뜩 겁먹은 표정 아무리 부정하려해도
오늘도 취해 언성높이는 비겁한 개가 돼
속에 화가 많아 죄없는 친구야 미안해
그랬었어
스크린 도어에 비쳤던 내모습
이럴줄 알았으면 좀 더 멋져졌을것을
주머니에 진동이와 엄마가 어디녜
난 지금 문산행 경의선 4번칸인데
돌아보면 허무해
쨋든 하루는 버텼으니 내게 안부를 묻네
그밖에 내 걱정에 못자는 엄마께 전화해 나 이제 집에 갈게
걱정말고 먼저 자 나 이제 집에 갈게

Sub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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