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516

https://www.youtube.com/watch?v=TZ0OZoEmMXk


모두 박수, 나 해이를 그릴테요
선 하나에 내가 정립되고
이건 또 다른 나의 모습이니
완성된 날 기대해요

대체 어찌 그릴까요
한마디씩 경청할게

바라는 나의 모습은
함께하면 기뻐야해

제목은 나의 해이, 안녕 해이야
한글자에 내 모든 맘을 담아내
시선이 가장 무섭네
지켜보는 맘이 두렵네

시선의 중심은 나인데도
도무지 시선을 거둘 줄 몰라

내가 나인건데
난 또 새로운 날 원해

삐끗한 선은 지우기 싫고
미숙한 맘도 지우기 힘들어

꽤 집중한 손엔
날 세운 날 향한 칼 같네

이게 마지막 장이라
찢을 종이조차 없는데
싫은 맘이 벌써부터 날 조으네

그려지는 선들이 날 가두고
난 스스로 날 가둬선
만들어놨을리 없지 exit
받아들이고 맘 편히 나 눈 감지

자꾸만 종이가 울어
그리기가 힘들게

덧칠에 덧칠 이게 뭔지..
덧칠에 덧칠 이게 뭔지..

쓰고 쓰고 지우고, 칠하고 지우고
대체 넌 누군지 아니 난 누군지

질문에 질문을 거듭하고 나면
난 새로운 나로 거듭날까
과연 내가 그리고 싶었던 게 뭘까

색까지 칠하고 나면 볼 수 있을까
아니라면 난 대체 어떡해야하나

웃어줘 내가 돼버린 것에 대해
그러기위해 깎아낸 것에 대해

묵념, 기도 

내 이름 세자를 위로해
정말 확신할 수 있나 이 그림에?

글쎄 색까지 칠해도
난 아닌 것 같기도

완성된 그림에 침을 뱉어
마지막 발악이다 칵투

날 기려주세요
나 그려냈으니
손 모으고 날 기려내어요

서명은 생략
이 그림이 이제 곧 나이니
그래도 묻혀놓을게 손때
이제 다 됐어 난 손 떼

왜 난 나쁜 생각을 해선
해선 안될 행동들을 하고
내가 세상인 사람들을 울렸을까
이젠 아닐 수 있을까

어찌됐든 난 그려냈고
웃을 수 있을 거야 그러길 빌고
악착같이 살다가 지나간 날이 그리워지겠지

그림의 주인은 없어지지만
새로이 갖게 될 사람을 위해
마지막 숨결을 불어넣어

이럼 나 안잊어줄거야?
얼마 안 돼 넌 날 잊겠지?
그럼 나 정말 사라지는걸까

불리우는 이름엔 모든 것이 담겨
난 옅어지고 옅어져 영영 사라져

이제 불을 꺼줘
아니 내가 눈 감을게
그게 더 편하잖아 널 위해
완성된 그림을 건네
또 봐요 안녕

안녕 해이야

김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