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 문득
너의 심장에 귀를 대어보았지
느리고 조용하게 뛰고있었어 

그건 무엇을 말하는 걸까
너는 나에 대해 어떤 마음인 걸까
느리고 조용한 사랑이 있을까 

멈추지 않을듯이 숨가쁘게
사랑하던 날이 지나가고 

잔잔해진 마음도 사랑일까
어쩌면 이미 다가온 이별을 미뤄두고 있는 걸까
너는 사랑을 미뤄둔 게 아닐텐데 

이제 갈 곳을 잃어버린 우리
사막처럼 말라가는 너의 마음
느리고 조용하게 멀어지는 우리 

문득 슬픔이 버거운 날이면
함께 울던 날이 지나가고
혼자 우는 마음도 사랑일까 

어쩌면 오래 전부터 이별을 준비하고 있던 걸까
아냐 착각이겠지 하며 나는 또

알고 싶지 않은 비밀

우리들 만나고 헤어지는
모든 일들이
어쩌면 어린애들 놀이 같아
슬픈 동화 속에
구름 타고 멀리 날으는
작은 요정들의 슬픈 이야기처럼 

그러나 우리들
날지도 못하고 울지만
사랑은 아름다운 꿈결처럼
고운 그대 손을 잡고
밤 하늘을 날아서
궁전으로 갈 수도 있어 

난 오직 그대 사랑하는 마음에
바보 같은 꿈꾸며 
이룰 수 없는 저 꿈의 나라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어 

그러나 우리들
날지도 못하고 울지만
사랑은 아름다운 꿈결처럼
고운 그대 손을 잡고
밤 하늘을 날아서
궁전으로 갈 수도 있어 

난 오직 그대 사랑하는 마음에
바보 같은 꿈꾸며 
이룰 수 없는 저 꿈의 나라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어 

그러나 우리들
날지도 못하고 울지만
사랑은 아름다운 꿈결처럼
고운 그대 손을 잡고
밤 하늘을 날아서
궁전으로 갈 수도 있어 

난 오직 그대 사랑하는 마음에
밤하늘을 날아서 
그대 잠든 모습 바라보다가
입맞추고 날아오고파 

그러나 우리들
날지도 못하고 울지만
사랑은 아름다운 꿈결처럼
고운 그대 손을 잡고
밤 하늘을 날아서
궁전으로 갈 수도 있어
궁전으로 갈 수도 있어

깊은 밤을 날아서(cover)

봄이 오려나보오
온 산이 온통 붉게 물든 것을 보니 

그대 생각이 나오
내 마음 온통 그리움에 물들어가오 

잊으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소 오늘도 그대를 기다리오 

다시 돌아온다는 약속 없었지만
우리가 인연임을 믿소 

꽃이 지듯 이리 쉽게 져버린
사랑이라 하여도 

나의 마음은 꺾어버린대도
다시 또 피어날 것이니 

그대가 나의 꽃이었소
화사하게 웃는 얼굴을 

볼 수도 없고 만질 수 없음에
봄바람도 시리기만 하오 

꽃이 지듯 이리 쉽게 져버린
사랑이라도 하여도 

나의 마음은 꺾어버린대도
다시 또 피어날 것이니 

봄이 가듯 이리 쉽게 끊어진
인연이라 하여도 

돌고 돌아 다음 생에라도
내 사람으로 돌아와주오
꽃으로 내게 피어나주오

무화춘 (無花春)

절벽 앞에서 가까스로 멈춰서
주저앉은 내게 

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앞으로 나아가라고 

등 떠밀지마 앞길은 없으니까
나는 돌아가야 해 

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대도
나는 끝에 다다랐어 

어둠 속이 더 편안한 나를
억지로 끌고 나가서 

잔인하게도 햇볕을 쐬어주네
내가 타버리는 줄 모르고 

난 웃고만 있어도 행복하진 않아
가끔 슬퍼지려 해도 

억지로 입을 찢으며 웃고 있잖아
날 보며 따라 웃지 마 

세상 밖으로 가까스로 나가서
겁을 먹은 내게 

세상은 너를 기다리지 않는다며
빨리 나아가라고 

등 떠밀지마 내겐 어려우니까
나는 돌아가야 해 

한 걸음조차 내딛기가 어려운
나는 작은 소녀니까 

혼자서가 더 편안한 나를
억지로 끌고 나가서 

잔인하게도 무리에 끼워주네
내가 사라지는 줄 모르고 

난 웃고만 있어도 행복하진 않아
가끔 슬퍼지려 해도 

억지로 입을 찢으며 웃고 있잖아
날 보며 따라 웃지 마 

커다란 이 세상 속에서조차
나의 자리는 없어 보여 

어디에도 정착할 수 없어
또다시 절벽이 보이네 

난 웃고만 있어도 행복하진 않아
가끔 슬퍼지려 해도 

억지로 입을 찢으며 웃고 있잖아
날 보며 따라 웃지 마
억지로 웃고 있지 마

소녀 (少女)

밤하늘과 같은 사람이
나는 되고 싶었어 

어두운 면이 더 많아도
결국 별처럼 빛나는 

하지만 지금
어두운 밤이 왔을 때 

내 앞길을 밝혀줄 빛을
스스로 낼 수가 없어 

이젠 어디로 가야 하는가
앞이 보이지 않아도 나아가야 하는가 

나를 바라보는 눈들이
나는 가끔 무서워 

어두운 면이 더 많아도
밝게 웃어보여야 해 

하지만 지금
어둠에 잠식되어 

웃음을 잃어버린 이런
내 모습 숨겨야 할까 

이젠 무엇에 기대야 하는가
눈물이 쏟아진대도 웃어야만 하는가 

흐르고 흘러서 어딘가에 도착한다면
찾을 수 없었던 정답을 찾아낼 수가 있을까 

미루고 미뤄진 행복이 내게 온다면
가냘픈 나의 손으로 붙잡을 수가 있을까 

밤하늘과 같은 사람이
나는 되고 싶었어 

어두운 면이 더 많아도
결국 별처럼 빛나는

마음의 밤

계절의 냄새로 기억되는 낡고 소박한 추억들이 있어
여름의 푸르던 나무들 밑에서 햇살처럼 나를 향해 웃어주던 너 

사랑이 찾아온 건지조차 모르고 그저 네 옆에 있으면
내 심장 소리를 들킬까 봐 조마조마했던 서툴고도 설렜던 그때 

계절이 수십번 바뀌고 너의 목소리조차
가물해졌지만 떠올릴 때마다 행복할 수 있어 고마워 

사랑이 여러번 스치고 너의 웃음소리조차
희미해졌지만 생각날 때마다 눈물이 나는 건 왜일까 

나의 여름 그리고 너

여름 그리고 너

마음속의 일렁이는 파도가 높아지면
눈물이 내 앞길을 가려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나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네 

마음의 바다에는 파도가 몰아쳐
나는 끝도 없이 흔들려 

목적지를 알 수 없는 힘겨운 삶 속에
외로이 노를 젓는데 

저 멀리 불빛이 보이네
그대의 눈동자 속에서 난 길을 찾았네
나아가야 할 길 나 그대에게로 헤엄치고 싶어 

범람하는 눈물을 닦아주오
그대 있다면 오늘 하루 더 살아갈 수 있기에 

저 멀리 불빛이 보이네
그대의 눈동자 속에서 난 길을 찾았네
나아가야 할 길 나 그대에게로 헤엄치고 싶어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오
그대 있다면 내일 하루 더 꿈꿀 수 있기에

나의 등대

꽃잎이 다 떨어진 앙상한 겨울나무를
그댄 사랑할 수 있나요
온갖 좋은 수식어를 떼버린 초라한 나를
그댄 사랑할 수 있나요 

예쁘지 않은 나 착하지 않은 나
모든 것을 잃고서 볼품 없어지는 

겨울이 오면 나는 숨어버려요
봄의 화려한 모습은 내가 아닌 걸요 

나를 꾸며주는 무수히 많은 꽃잎들은
그건 내 것이 아니에요
앙상한 나뭇가지로는 사랑받을 수 없었던
내가 피워낸 거짓이에요 

잎새가 다 떨어진 앙상한 겨울나무를
그댄 사랑할 수 있나요
온갖 좋은 수식어를 떼버린 초라한 나를
그댄 사랑할 수 있나요 

잘하지 않는 나 잘 웃지 않는 나
모든 것을 잃고서 볼품 없어지는 

겨울이 오면 나는 숨어버려요
여름의 꽉찬 모습은 내가 아닌 걸요 

나를 채워주는 무수히 많은 잎새들은
그건 내 것이 아니에요
앙상한 나뭇가지로는 사랑받을 수 없었던
내가 돋아낸 거짓이에요 

이런 나를 사랑하나요

나무의 노래

이렇게 느린 노래가
너에게 가닿으려면 얼마나 긴 세월이 걸릴까

오월에 겨울이 오면
바다가 다 메마르면 그때에는 너에게 들릴까

그럴 수만 있다면 영원히 노래하리
봄꽃내음보다 짙은 나의 이 그리움을

오월을 맞이하지 못하고 떠나간 내 친구야
너 대신 피는 꽃들이 아름다워 슬퍼

이제 너에 관한 것들은 기억들만 남았으니
나는 노래할게 잊혀지지 않도록

그럴 수만 있다면 영원히 노래하리
푸른 바다보다 깊은 나의 이 그리움을

오월을 맞이하지 못하고 떠나간 내 친구야
너 대신 오는 계절이 아름다워 슬퍼

이제 너에 관한 것들은 기억들만 남았으니
우린 노래할게 잊혀지지 않도록

우리의 기억은 시들지 않을 거야

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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