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찬구의 노래

강찬구

쓸쓸한 밤하늘을 비추는
달은 나를 항상 반겨주고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시선은
한순간의 그림이 되고서

어디쯤일까 어디쯤 왔을까
작게 보이는 내 모습
너를 기다리면서 꿈을 꾸었을 때
크게 보이는 너를

너를 만나고 싶어지는 날은
너에게 달렸어 난 그걸 몰랐지

기다림

변해가는지 모르겠는데
어리숙한 내 모습들이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익숙한 내 마음 한편에

야속한 마음을 너에게 전하고
슬픈 표정을 짓던 내 모습은
떨어져 지낼 땐 무너질 듯했던
나를 멈추고 있던 마음들은

넘어진 순간 넘보았어요
수줍게 웃고 있는 너의 마음을
넘어진 순간 난 알았어요
나는 아무것도 아니죠

누워있지만은 않았어요
우주를 보며 난 잠에 들었죠
누워있지만 난 알았어요
나는 아무것도 아니죠

작은 존재

얼마나 많이 지나갔을까
그때 그 사람들도 알고 있을까
그리워해도 다시 못 볼 땐
오랜만이라는 건 알고 있었어

떠나간 사람들은 그렇게도
누군가의 기억엔 남아있는데
어딘가에선 나를 기억해도
나도 모르게 떠났네

지금 이 순간들을 다 기억해서
이렇게 시간이 지나 돌아볼 땐
자주 다녔던 거리
그 거리만 서성이다가
다시 돌아가겠지

그때 그 감정들을 다 기억해서
그렇게 시간이 지나 돌아볼 땐
나를 스쳤던 마음과
웃음만 떠올리다가
다시 지나가겠지

지나온 길

너는 놀라울 때가 많지
내 맘을 읽은 건가 싶기도 하고
너는 알고 있다 말하지
내 얼굴엔 말이 쓰여져 있다고

맘을 숨기려 하는데도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
할 말은 되게 많으면서
뭐라고 할지 모르겠어

잠깐 밖으로 나와
둘이 같이 걷자
할 말이 있어서 별말은 아니고
얼굴에 쓰여진 말을 읽어줬으면 해
많이 서툴지도 몰라

내 얼굴

음악은 멈추질 않고
집에 가기엔 늦었네
아 이를 어쩌나
그렇게 너랑 남았네

조명은 너를 비추고
네 눈은 나를 비추네
아 아름다워라
눈앞엔 별이 아른거리네

밤은 더 깊어만 가고
대화는 하늘을 나네
잊혀지지 않는 건
마주 본 얼굴뿐이네

하날 알면 열을 알고
열을 알면 하날 몰라
아 이를 어쩌나
밤하늘엔 날아간 말들만

시간이 지나가고
밝은 새벽은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였을까

안녕 인사하며
멀리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며 아

아..

나는 오래전 널 떠나 모르지만
변해버린 우리 모습들도
그런 널 지나갈 수 없는 걸
그냥 지나쳐
너를 지나간다면
그럼 넌 나를 넘어지게 하겠지
그런 널 지나갈 수 없는 건
나를 넘어지게 해

그냥 지나쳐
그날처럼 떠나간다면
마주친 지금에는 아파도
이렇게 난 넘어지겠지

나는 오래전 널 떠나 모르지만
변해버린 우리 모습들도
그런 널 지나갈 수 없는 걸
그냥 지나쳐
너를 지나간다면
그럼 넌 나를 넘어지게 하겠지
그런 널 지나갈 수 없는 건
나를 넘어지게 해

그냥 지나쳐
그날처럼 떠나간다면
아마 지금은 너라도
이렇게 지나가겠지

허들

너가 어디서부터 온 건진 모르지만
그냥 같이 걷는 게 좋은 걸
너가 어디로 향하는진 모르지만
그냥 같이 걷는 게 좋은 걸

너가 어디서부터 온 건진 모르지만
물길 따라 걷네
너가 어디로 향하는진 모르지만
물길 따라 걷네

물길 따라 걷네

너는 말했지
우리의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가 버린다고
파도 소리와 그림자 사이에 선
너는 빠르게 물들어가네

내 맘을 아무렇게나 어지럽혀놓고
물끄러미 앉아서 널 바라보면
멀찌감치 빛나고 있는
해가 멀어지고 있는 노을일까

노을

그러지 마요 난 갈 때까지 갔어
그러니까요 지금 여기로 와서
그러니까요 깜깜해진 하늘은
그러니까요 하루가 지나갔어

몇 번씩은 이렇게
눈물 흘리곤 하지만
알 수 없게 노력하지요

나는 다시 넘어질 걸 알아요
그래도 다시 일어날 거예요
그대 앞에 서서
살며시 눈 맞춰요 이렇게

걱정은 하지 말아요
난 갈게요 잘 있어요
넘어질 걸 알아요
나는 다시 일어날 거예요
그렇죠

일어날 거예요

늘 한결같기는 왜 힘든가요
너의 몸짓에 맞춰 흔들려요

걷다 보면 자꾸 떠올라요
너의 생각 속에서 헤엄쳐요

같이 걷고 싶어요 멀리 있는
그대 따라가기엔 힘이 들어

두 손 꽉 잡아줘요 놓치지 않게
너의 생각 속에서 헤엄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