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듯이

강찬구

헤롱헤롱

쓸쓸한 밤하늘을 비추는
달은 나를 항상 반겨주고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시선은
한순간의 그림이 되고서

어디쯤일까 어디쯤 왔을까
작게 보이는 내 모습
너를 기다리면서 꿈을 꾸었을 때
크게 보이는 너를

너를 만나고 싶어지는 날은
너에게 달렸어 난 그걸 몰랐지

기다림

고개 숙인 사람들과
난 아무렇게나 걷지
가는 곳이 어디인지 아는 것처럼

생각들은 나를 잊고
계속해서 흘러가지
가는 곳이 어디인지 아는 것처럼

걷다 보면 나오는 곳
생각이 나는 곳
내 행복한 친구 나의 집에서
살며시 잠이 들어요

어디에 있던지
알아요 나를 받아줄 걸 난 알아요 난 신이 나요
그렇죠 함께 있으면 더욱 좋아요 난 신이 나요
알아요 나를 받아줄 걸 난 알아요 난 신이 나요
그렇죠 함께 있으면 더욱 좋아요 난 신이 나요

나의 집

변해가는지 모르겠는데
어리숙한 내 모습들이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익숙한 내 마음 한편에

야속한 마음을 너에게 전하고
슬픈 표정을 짓던 내 모습은
떨어져 지낼 땐 무너질 듯했던
나를 멈추고 있던 마음들은

넘어진 순간 넘보았어요
수줍게 웃고 있는 너의 마음을
넘어진 순간 난 알았어요
나는 아무것도 아니죠

누워있지만은 않았어요
우주를 보며 난 잠에 들었죠
누워있지만 난 알았어요
나는 아무것도 아니죠

작은 존재

새소년 - 집에

고집스런 나만의 세상이 있어
내 마음의 방향도 그렇지
비추는 너의 맘속엔 거울이 있어
내 마음의 방향도 보이지

나의 무표정도 고집들도 
변해가는 어색한 너에게도 남아있네

고집스런 나만의 세상이 있어
내 마음의 방향도 그렇지

나의 무표정도 고집들도 
변해가는 어색한 너에게도 남아있네

고집

작고 희미한
어두운 하늘의 점들
꿈 따라가는
많은 사람들

아주 멀리 날아가고 싶어
걱정과 슬픔 오지 않게
밤하늘의 너에게 말을 하면
내 말 들어줄까

구름은 너를 안고
밝은 도시의 불빛들
네모난 창문 속 세상엔
꿈꾸는 많은 사람들

아주 멀리 날아가고 싶어
걱정과 슬픔 오지 않게
밤하늘의 너에게 말을 하면
내 말 들어줄까

구름은 나를 찾고
어두운 도시의 눈빛들
내 생각은 검은색 
하늘엔 빛나는 수많은 별들

기분 좋은 아침에는 너에게
사랑의 편지를 적고
종이 위 마음들은 모두 모여
너에게 가는걸

두 눈에 햇살을 담은 너에게
내 마음 안녕 인사하며
사랑의 단어들로 파란 하늘
구름을 만들어

저녁 해 질 무렵에
네 모습이 금세 그리워질 때면
아침을 기다리며 또다시
꿈을 꾸는걸

마음의 하루

위태로워 보여 금방이라도 발을 헛디뎌  
아래로 떨어질듯 불안해 보여도

발 디딜 틈 하나 없는 고가를 
술에 취해 그렇게 비틀거려도 

멈출 줄 모르는 새벽의 차들이
아슬아슬 옷깃을 스쳐지나도

뭐가 위험하냐고, 건널 수 있다고
그렇게 건너왔었잖아

뭐가 위험하냐고, 건널 수 있다고
웃으며 건너왔었잖아

위태로워 보여 시간이 흐른 지금도 하지만
담배 연기조차 하얗게 빛나던 
그날 밤을 기억해봐

발 디딜 틈 하나 없는 고가를 
술에 취해 그렇게 비틀거려도 

멈출 줄 모르는 새벽의 차들이
아슬아슬 옷깃을 스쳐지나도

뭐가 위험하냐고, 건널 수 있다고
그렇게 건너왔었잖아

뭐가 위험하냐고, 건널 수 있다고
웃으며 건너왔었잖아

고가를 건너 와

어둠을 타고 울리는 음악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릴 수록
우리는 더욱 취해갔지

목소리가 작은 우리는
서로의 입술에 가까이
귀를 기울이며 어떤 말을
속삭이고 있었나

작은 말들과 몸짓만으로도 
닫힌 마음이 어느새 열린 듯해

차가운 위스키도 
네 베일리스처럼
달콤하게만 느껴져
어지러운 밤은 깊어가

베일리스(feat. SENG)

모든 건 먼지로 되어 있어
나누고 나누면 먼지가 되지
그대도 나도 모두 똑같아요
결국엔 모두 부숴질 뿐이죠

바람은 어김없이 불어와
다시 어딘가로 사라져가겠죠
그대도 나도 모두 똑같아요
모두 사라지고 말거에요

이제 그냥 나와 함께 떠다녀요
두려워할 필요는 없죠
그저 바람이 부는 대로
가만히 몸을 싣고서

나와 함께 떠다녀요
바람이 멈추는 곳에 내리면
잠시 머물러요

우리는 모두 먼지처럼

여름깃

새소년 -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I'm Watching a Loneliness Just Arisen)

얼마나 많이 지나갔을까
그때 그 사람들도 알고 있을까
그리워해도 다시 못 볼 땐
오랜만이라는 건 알고 있었어

떠나간 사람들은 그렇게도
누군가의 기억엔 남아있는데
어딘가에선 나를 기억해도
나도 모르게 떠났네

지금 이 순간들을 다 기억해서
이렇게 시간이 지나 돌아볼 땐
자주 다녔던 거리
그 거리만 서성이다가
다시 돌아가겠지

그때 그 감정들을 다 기억해서
그렇게 시간이 지나 돌아볼 땐
나를 스쳤던 마음과
웃음만 떠올리다가
다시 지나가겠지

지나온 길

그러지 마요 난 갈 때까지 갔어
그러니까요 지금 여기로 와서
그러니까요 깜깜해진 하늘은
그러니까요 하루가 지나갔어

몇 번씩은 이렇게
눈물 흘리곤 하지만
알 수 없게 노력하지요

나는 다시 넘어질 걸 알아요
그래도 다시 일어날 거예요
그대 앞에 서서
살며시 눈 맞춰요 이렇게

걱정은 하지 말아요
난 갈게요 잘 있어요
넘어질 걸 알아요
나는 다시 일어날 거예요
그렇죠

일어날 거예요

늘 한결같기는 왜 힘든가요
너의 몸짓에 맞춰 흔들려요

걷다 보면 자꾸 떠올라요
너의 생각 속에서 헤엄쳐요

같이 걷고 싶어요 멀리 있는
그대 따라가기엔 힘이 들어

두 손 꽉 잡아줘요 놓치지 않게
너의 생각 속에서 헤엄쳐요

Swim

아름다운 비눗방울
손을 뻗어 잡으려 하지만
손끝에 닿으면 사라질 것만 같아
너는 어느 누구의 숨결을 가득 품고 있을까

아름다운 비눗방울에
올라타고 어디라도
멀리 날아가고 싶어 떨어질 걸 알아
너는 어느 누구의 숨결을 가득 품고 있을까

길가에 무지개가 폈어
햇빛이 내려오고 있어
왜 말하는지 모르겠어
내가 뭘 하는지 모르겠어

아름다운 비눗방울
내 손을 꼭 맞잡았지만
사라져버린 걸 아름다운 비눗방울
너는 어느 누구의 숨결을 가득 품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