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몸을 이끌며
열심히 가고 있어요
겉 보기엔 느려 보여도
꽤나 큰 힘이 들죠

밤 창가에 보이는 
작은 빛들이
사실 엄청나게 커다란 
별이란걸 알죠

아주 어두울 때
작은 빛줄기 하나만으로
우린 너무나 많은걸
바라볼 수 있죠

너무 어둡다고
너무 힘들다고 
자책하지 말고
작은 빛줄기를 찾아요

잠식되지 말아요 그대
칠흑같은 바다로 뛰어들지 말아요

작은 것들이 
크다고 느껴질 때
작은 것이 사실은
크다는걸 알 때

1. 작다 = 크다

할 수 있다는 믿음.
눈 가리고 아웅아웅아웅
근거없는 자신감에
오늘도 알수없는 우월감에 찌들어.

쟤넨 나보다 못해,
쟤들이랑 난 달라,
그러다 똑바로 
마주하게 될 때

아무도 뭐라하진 않았지
그냥 내 마음일 뿐이야.
혼자만 삐뚫게 보고 있어
그냥 내 마음일 뿐이야.

인정하기 어려워
인정하기 싫었어
따라하고 싶었어
같이하고 싶었어
인정하기 어려워
인정하기 싫었어
따라하고 싶었어
같이하고 싶었어

2. 열등감

핸드폰 없인 할 게 없는 요즘,
그게 일상인 나날들이
일상화 되어버린 하루가
바뀌지 않는 요즘이에요.

말수는 점점 줄어들고,
부끄러움은 더욱더 많아졌어요.
주춤거리게 되는 지점도
전보다는 늘었어요.

보일러는 여전히 내 등을 지져요.
땀이 날 대로 난 나는
뜨거우면서도 시원한
비 일상화를 느껴요.

전에 머물렀던 사람들은
이미 다 떠나고 빈자리가 남았어요.
그 빈자리를 빈자리로
두지못하는 나도 남았어요.

일상이 뒤바뀌어요
비 일상화를 느껴요
일상이 뒤바뀌어요
비 일상화를 느껴요

일상이 뒤바뀌어요
비 일상화를 느껴요
일상이 뒤바뀌어요
비 일상화를 느껴요

꼭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나는
핸드폰 없이 무언갈 하길 바라는
말수는 줄었지만 말을 걸려는,
주춤거리기 싫은 내가 남았어요.

3. 비일상화

언젠가 나의 곁에있는 사람을
떠나 보낼 때에
그 사람이 뒤돌아보지 않도록
할것 없을 정도로

물에 젖은 휴지처럼 부드럽게
사뿐히 껴안고
내 속의 물도 조금 흘리며 
그렇게 보내겠습니다.

나의 곁을 떠날 때에
우리의 곁을 떠날 때에
멀리 여행을 떠날 때에
무언갈 찾으러 갈 때에

언젠가 나의 곁에 있는 사람을 
떠나 보낼 때에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지 않도록
할 것 없을 정도로

방금 구운 빵처럼 따뜻하게
꼬오옥 껴안고
내 눈물도 조금 흘리며 
그렇게 보내겠습니다.

나의 곁을 떠날 때에
우리의 곁을 떠날 때에
멀리 여행을 떠날 때에
무언갈 찾으러 갈 때에

4. 작별

저기 저기 길모퉁이 돌아
내가 내가 앞으로 가서
많이 많은 사람들께
그들의 코털을 뽑아버려.

힘도 없는 나에게는
싸울 무기가 많이 없지
그저 그저 맨몸으로 붙어서
뼈를 잡는 씨름이야.

뼈를 잡아 내 몫을 찾을거야.
나는 더 화내고, 태양을 삼키고,
뼈를 잡아 내 몫을 찾을거야.
나는 더 화내고, 태양을 삼키고,

뼈를 잡는 씨름
뼈를 잡는 씨름
뼈를 잡는 씨름
뼈를 잡는 씨름
뼈를 잡는 씨름
뼈를 잡는 씨름
뼈를 잡는 씨름
뼈를 잡는 씨름

저기 저기 앞 사람 지나
나만 나만 남아있군.
달릴 힘 없다 해도,
지나쳐가게 두지 않아

힘도 없는 나에게는
바닥 밑 지하가 어딘지 알지,
내려 갈 곳 없으니 피하지 않아.
이건 뼈를 잡는 씨름이야.

뼈를 잡아 내 몫을 찾을거야.
나는 더 화내고, 태양을 삼키고,
뼈를 잡아 내 몫을 찾을거야.
나는 더 화내고, 태양을 삼키고,

뼈를 잡는 씨름
뼈를 잡는 씨름
뼈를 잡는 씨름
뼈를 잡는 씨름

5. 뼈를 잡는 씨름

수상한 인간들아
수상한 인간들이 내게
타는 내를 풍기며 두 팔 벌려
입을 오물거리고,

속 검은 인간들아
속 검은 인간들이 내게
하얀 부분을 드러내며
여긴 아직이라고,

잊지 말아야할,
어찌 그리 거멓지만서도
하얀 부분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할,
여기 같은 공간
같은 숨을 들이쉬고 있었다는 걸

여러번 담금질한 쇠를
꺼내어 식히면
구부리긴 힘들지만서도
속은 부글부글 뜨거워

나는 왜 쇠의 마음을
나는 왜 쇠의 마음을
나는 왜 쇠의 마음을 
나는 왜 쇠의 마음을

6. 청소

내 얼굴이 당신과 맞닿을 때
내 숨결이 당신께 전해질 때 
손과 손이 서로 만나 인사할 때  
내가 당신의 존재를 깨달을 때  

날 보며 당신이 생긋 웃어줄 때 
따스한 햇살아래 곁을 내어줄 때 
그때 난  
그때의 난 

사랑을 느껴요 사랑을 
그대와 오래도록 있고싶어요
사랑을 느껴요 사랑을
하루종일 곁에 꼭 안고

당신의 목소리로 내 이름 불러줄 때 
당신과 함께 서로를 속삭일 때
사소한 꿈 얘기라도 같이 나눌 때
같이 누워있다가 어느새 잠이 들때
그때 난 
그때의 난 

사랑을 느껴요 사랑을
그대와 오래도록 있고싶어요
사랑을 느껴요 사랑을
하루종일 곁에 꼭 안고

사랑을 느껴요 사랑을 
그대와 오래도록 있고싶어요
사랑을 느껴요 사랑을
하루종일 곁에 꼭 안고

7. 1126611

비온 뒤 맑은 해에 의해
땀이 주륵주륵 흐르고,
그 때문에 햇빛보단
무드등같이 약한 빛이 좋아.

낡아 빠진 사상가의 마음을
땀흘려 씻어내고, 닦아내고,
더운 공기에 휩쓸려 
씻고싶어, 씻고싶어, 씻어내려,

따뜻하게 내몸을 씻어내요
더러운 맘 하나없이
따듯하게 내 몸을 씻어내요
지나가는 데 미련없이

좁디 좁은 내 마음 향해
깨끗한 물을 부어주세요
작디 작은 물 줄기가
크디큰 강 물을 만들 듯이

따뜻하게 내몸을 씻어내요
더러운 맘 하나없이
따듯하게 내 몸을 씻어내요
지나가는 데 미련없이

넌 왜 그렇게 생각해?
넌 왜 그렇게 몰아붙여?
넌 왜 그렇게 못났니?
넌 왜 그렇게 잘났니?

따뜻하게 내몸을 씻어내요
더러운 맘 하나없이
따듯하게 내 몸을 씻어내요
지나가는 데 미련없이

8. 목욕

파도가 오르면
나를 조금 띄운 뒤
자신을 부수며
나를 지나쳐 간다네
때론 커다랗고,
때론 조그마한
무수히 많은 파도들이
부수며 간다네 

지나쳐간것들은
점점 잊혀지고
부숴진 것들은
이내 사라지고
지나쳐간 것들을
기억하려 애쓰고
내 새로운 파도를
마주하러 간다네 

조금 있다 보면
전보다 조금 낮아진
내 앞의 바다는
나를 끌고 간다네
나는 가만히 서 있었건만
어느새 깊게 들어와
목 밑까지 차오르는 바다는
파도가 되어 가네

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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